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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벤, '자금난' 이마라 인수합병 ”나스닥 우회상장”
입력 2022-10-18 06:59 수정 2022-10-18 06:59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미국 엔리벤 테라퓨틱스(Enliven Therapeutics)가 이마라(Imara)를 인수합병하며 나스닥(Nasdaq) 시장에 우회상장한다.
자금여력이 있는 비상장사가 자금난에 빠진 상장사를 인수합병하며 우회상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카리스마(Carisma Therapeutics)가 세센바이오(SesenBio)를 인수합병하며 우회상장을 진행 중이다. 시장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비상장사-상장사간 인수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라는 지난 2020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기업이다. 이마라는 지난 4월 초 PDE9 저해제 ‘토비노트린(tovinotrine)’의 겸상적혈구증과 베타지중해성 빈혈 등 2건의 임상2상에 실패했다. 이후 이마라는 지난달 토비노트린과 관련 자산을 카두리온(Cardurion Pharmaceuticals)에 3500만달러에 매각했다.
엔리벤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상장사인 이마라를 인수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내년 1분기까지 완료될 예정으로, 완료 후 엔리벤은 ENVL이란 티커로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된다.
계약에 따라 엔리벤과 이마라 주주들은 합병회사의 주식을 각각 84%, 16% 소유하게 된다. 또 합병종료 시 엔리벤과 이마라 주주들이 소유하게 될 합병회사 주식비율은 종료 당시의 이마라의 순현금액에 따라 추가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합병회사는 엔리벤의 CEO인 샘 킨츠(Sam Kintz)가 이끌게 된다.
엔리벤은 인수합병이 완료되기 전까지 오비메드(OrbiMed), 로슈벤처펀드(Roche Venture Fund), 피델리티(Fidelity Management&Research Company), RA capital 등 투자사로부터 1억6500만달러의 투자유치를 마감할 예정이다.
엔리벤은 합병이후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만성 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 후보물질 ‘ENVL-001’과 HER2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ENVL-002’의 임상에 사용할 계획이다.
ENVL-001은 성인 CML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BCR-ABL 유전자를 타깃하는 저분자화합물 TKI 약물이다. 엔리벤은 ENVL-001이 기존 TKI 약물에 내성을 나타내는 BCL-ABL T315I 돌연변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리벤은 현재 ENVL-001의 CML 임상 1상(NCT05304377)을 진행하고 있다.
ELVN-002는 HER2 저해제로 EGFR 관련 독성을 피할 수 있게 설계됐다. 엔리벤은 현재 HER2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에 대한 임상1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TKI 약물보다 개선된 치료효과와 뇌전이 환자에게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샘 킨츠(Sam Kintz) 엔리벤 공동설립자이자 CEO는 “성인 CML을 대상으로 ELVN-001 임상1상을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ELVN-002의 폐암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번 성과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주요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엔리벤은 지난 2019년 설립된 회사로 ENVL-001, ENVL-002 외에도 다양한 타깃을 이용한 고형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