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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AI 유방암 진단’ vs 英522명 전문의 "차이없어"
입력 2023-09-13 09:32 수정 2023-09-13 09:40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Lunit)은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의 유방암 진단능력이 전문의와 유사하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미국영상의학회(RSNA)가 발행하는 래디올로지는 글로벌 논문 피인용지수(Impact Factor, IP)가 19.7이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유방암 검진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판독(double reading)을 하도록 권고하는데, 논문에 따르면 이중판독을 실시할 경우 암을 찾을 확률이 6~15%로 높아지면서 환자가 재검사를 하는 리콜률(recall rate)도 낮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집약적이며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얀 첸 노팅엄대학교 교수는 “유럽 국가에서는 전문의 부족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용 AI를 빠르게 활용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며 “그러나 한편으로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AI가 구현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얀 첸(Yan Chen) 영국 노팅엄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 교수 연구팀 주도로 영상의학과 전문의 315명과 유방 임상의 31명을 포함한 총 552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이들 의료진은 연간 최소 5000건 이상의 유방촬영 영상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연구에는 영국에서 유방검진 판독자의 판독능력을 평가하는 표준화된 평가방식 PERFORMS(Personal Performance in Mammographic Screening' 적용했다. 연구팀은 2018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영국 국가 유방 검진 프로그램(NHSBSP)에서 발생한 120건의 까다로운 진단 사례를 활용해, 의료진 개인별 판독 결과와 루닛 AI 솔루션의 판독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루닛 인사이트 MMG는 전체 의료진과 유사한 수준의 유방암 검출 능력을 나타냈다. 의료진 552명이 실제 유방암 사례를 정확하게 진단한 민감도(Sensitivity)는 평균 90%였으며, 유방암이 아닌 사례를 정확하게 배제한 특이도(Specificity)는 평균 76%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루닛 AI 솔루션의 민감도는 91%로 오히려 높았고, 특이도는 77%로 의료진의 판독 결과와 비슷했다.
얀 첸 노팅엄대학교 교수는 “유방암 검진에 AI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에게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AI가 전문의 만큼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영국에서 550명 넘는 의사들이 유방암 검진 표준 테스트(PERFORMS)에 참여해 AI와 판독 성능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스웨덴, 영국 등 유럽에서 루닛 인사이트 MMG의 기술력을 검증한 연구가 글로벌저널에 잇달아 소개된 만큼, AI가 유럽의 유방암 진단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루닛은 이번 결과에 앞서, 5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real-world) 유방암 검진 세팅에서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란셋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한 바 있다.
이 결과에 기반해 루닛은 올해 6월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카피오 세인트괴란 병원(Capio S:t Göran Hospital)과 루닛 인사이트 MMG를 3년간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인트괴란 병원은 유방암 진단을 위한 이중 판독 과정에서 의사 1명 대신 루닛 인사이트 MMG를 적용해 판독을 시작했으며, AI가 실제 의료환경에서 의사를 대체해 최종 진단까지 담당하는 전 세계 최초 사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