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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텍스는 어떻게 ‘시총 1000억弗’ 바이오텍이 됐나?
입력 2024-04-03 10:42 수정 2024-04-04 11:01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은 뼈를 깎는 고통속에서 혁신을 내재화해 온 회사이다. 버텍스는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CF)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며 2023년 전년대비 11% 증가한 98억7000만달러의 매출액을 냈다. 모두 CF 단일질환에서 낸 매출이다. 그동안 큰 숙제였던 ‘질환 확대’라는 마일스톤도 달성했다. 버텍스는 지난해 혈액질환에서 ‘최초의 CRISPR 치료제’를 시판하면서, 목표 달성과 동시에 새 역사를 썼다.
버텍스는 여느 바이오텍과 비교해도 독특하며, 마치 ‘원래 그랬던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버텍스의 초기 모습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흔히 볼 수 있는 감염증과 암질환, 자가면역질환, 신경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었다. 버텍스 역사속 주요 제품이었던 C형간염(HCV) 치료제를 시판하기까지 15년, 낭포성섬유증 치료제를 시판하기까지 13년이 걸렸다. 버텍스는 설립후 22년 동안 단 2분기만 흑자를 냈다고 알려져 있으며, 첫번째 낭포성섬유증 치료제로 안정적인 수익이 날때까지 40억달러가 투입됐다.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현재의 버텍스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통증, 희귀신장질환, 제1형당뇨병(T1D), 알파-1 항트립신결핍증(AATD)과 같이 빅파마가 잘 시도하지 않는 특정 질환을 끈질기게 파고들고 있다. 모달리티(modality)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버텍스의 집념과 다른 접근법이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지면서, 올해 2월 중순 버텍스는 리제네론 파마슈티컬(Regeneron Pharmaceuticals)과 나란히 나스닥에서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첫 돌파했다.
버텍스는 여전히, 또 유례없이 R&D에 돈을 쏟아 붓고 있는 바이오텍이다. 지난해 버텍스의 영업이익은 43억7000만달러로 매출액의 절반수준에 가깝다. 순이익은 39억7000만달러. 그야말로 환상적인 순익구조이다. 버텍스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다시 R&D에 투입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버텍스는 지난해에만 R&D와 인수딜, 파트너십에 총 42억4000만달러를 썼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버텍스는 올해 매출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가운데 43억~44억달러를 R&D와 비즈니스 활동에 투입할 계획이다. 버텍스의 작년말 현재 현금보유액은 137억달러에 이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