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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2a상 성공→2b상 실패→2.2억弗 기술이전 '드라마'

입력 2018-07-26 16:12 수정 2018-07-27 13:04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유한양행, ‘YH14618’ 2억 1815만달러에 美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엔솔바이오 재기 프로젝트 시동

유한양행, 2a상 성공→2b상 실패→2.2억弗 기술이전 '드라마'

유한양행이 임상 2b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해 개발을 중단했던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는 반전드라마를 썼다. 2016년 개발 중단했던 세계 최초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YH14618’ 프로젝트다.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한 엔솔바이오사이언스도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유한양행은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Spine Biopharma)에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YH14618’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를 제외한 전세계 독점실시권을 제공하는 계약이다. 총 기술수출 금액은 2억1815만달러(약 2441억원)로 계약금 규모는 65만달러(약 7억원)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미국 뉴욕 소재 근골격계 분야 기술투자사인 'Viscogliosi Brothers, LLC'가 2015년에 설립한 자회사로서 척추질환 치료제 분야의 연구개발 전문회사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부터 이 회사와 YH14618 기술이전 협상을 벌여왔으며 결국 2016년 10월 임상 2b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한지 1년 9개월 만에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2b상이 통계적의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은 임상 프로토콜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결국 우수한 2a상 결과를 보고 스파인바이오파마가 기술 이전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YH14618은 펩타이드를 재료로 하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로 수술 없이 척추 부위에 직접 주사해 디스크를 재생한다. TGF-β 신호체계에서 Smad1/5/8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콜라겐 등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 구성물의 합성을 활성화하고 디스크 재생을 촉진하는 이중-기능(Dual-function) 신약후보물질이다.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기술을 도입했는데 세계 최초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유한양행이 진행한 임상 2a상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투약 후 12주 뒤에 측정한 통증 감소 수치가 용량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투약 이후 통증이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50%를 상회했으며 일상생활의 불편도가 15%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한 환자도 38.5%로 나타났다. 하지만 2b상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결국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전 세계 퇴행성디스크질환(degenerative lumbar disc disease) 치료제 시장은 약 11조원, 수술 시장은 약 84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제 시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수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YH14618’은 전세계 최초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의 가능성을 이어가게 됐다. 유한양행은 스파인바이오파마가 신약개발에 성공할 경우 경상기술료도 받게 된다. 2016년 코스닥 기술성 평가 탈락, YH14618 개발 중단으로 크게 흔드렸던 엔솔바이오도 재기에 기회를 잡게 됐다.

특히 엔솔바이오는 이번 기술이전으로 기술력을 다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빅데이타신약발굴플랫폼(KISDD)과 이를 통해 발굴된 후보물질에 대한 독성예측.작용기전검증시스템(ETONS)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업이다. 엔솔바이오는 퇴행성허리디스크 약으로 개발된 이 약이 목 디스크(cervical disc) 뿐만 아니라 테니스 엘보(tennis elbow), 오십견(frozen shoulder) 등 에도 적응증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해진 엔솔바이오 사장은 “보유한 바이오빅데이타기술로 발굴된 혁신신약이 글로벌 기술수출 된 첫 성과라서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무엇보다 당사의 혁신신약발굴기술에 대해 신뢰를 제고하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솔바이오는 계약금 및 마일스톤 기술료 수령액의 25%를 지급받게 된다.

한편 이번 유한양행이 기술이전한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지원과제로 2014년에 선정됐으며 약 39억원의 정부출연금 지원을 받아 전임상 및 임상2상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