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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美FDA에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NDA 제출

입력 2018-11-26 09:18 수정 2018-11-26 16:54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세노바메이트' 기술이전 없이 독자개발.. "FDA 판매허가시 2020년 美출시 가능"

SK바이오팜, 美FDA에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NDA 제출

국내에서 자체개발한 글로벌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까? SK 자회사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신약 판매허가(NDA)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기술수출없이 직접 글로벌 임상3상까지 추진해 FDA에 NDA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을 치료하는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다. 계획대로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노바메이트의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SK Life Science, Inc.)를 통해 NDA를 제출했다. 부분발작(Partial onset seizure)을 보이는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수의 기관에서 두 번에 걸쳐 위약 대조 임상2상 효능시험과 대규모 장기 임상3상 안전성 오픈라벨 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2016년 FDA가 세노바메이트의 임상2상 효능 결과를 인정해 추가적인 안전성만 확인되면 NDA 신청이 가능하다고 인정한데 따른 결과다.

뇌전증(Epilepsy)은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가 흥분해 발작(Seizure)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전세계 인구의 5%가 인생에서 한번쯤 발작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러한 발작증상은 과도한 신경흥분이 뇌에 퍼지는 정도에 따라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나눌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뇌전증 치료제가 시판됐지만 뇌전증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전히 발작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SK그룹은 지난 1993년부터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따라 장기간 신약개발 투자를 지속해왔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에는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왔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미국 재즈사와 공동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에 대한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도 FDA에 제출해 심사 중이다. 그 외에도 SK바이오팜은 FDA로부터 총 16개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원료 의약품 생산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인수에 이어 올해 7월에는 美CDMO(위탁개발 및 생산업체) ‘앰팩(AMPAC)’ 인수에 성공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시판이 결정되면 SK바이오텍 등이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제출한 세노바메이트가 상업화에 성공하면 SK바이오팜은 연구, 임상개발뿐 아니라 생산 및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 Fully Integrated Pharma Company)’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번에 제출한 NDA를 FDA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중추신경계 및 항암 분야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2018년 대비 12%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