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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코스피행에 바이오IPO 시장 '들썩'

입력 2019-03-28 13:16 수정 2019-03-28 14:24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시총 5조급 '대어' 올 연말 코스피행 추진..국내 산업계·증시 활성화 기대..IPO준비기업 전략수정 불가피

SK바이오팜이 올해 국내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추진키로 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계와 관련 기업공개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시총 5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대어(大漁)의 등장이 국내 관련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증시 부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으론 올해 상장 추진 예정기업들은 SK바이오팜의 상장계획에 따라 전략수정을 고민하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 7곳에 코스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회사측은 다음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은 뒤 평가절차를 거쳐 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은 그동안 글로벌 신약개발 추진 전략에 따라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해왔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작년 JP모건이 국내에서 연 비공개 포럼에서 나스닥 상장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산업과 증시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코스피 상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이 각광받으면서 자금조달이 쉬워진데다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은 올 연말을 목표로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노바메이트의 허가 진행 상황, 국내 증시상황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받는 것은 SK바이오팜의 가치다.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리포트에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5조~6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2016년 9조원의 시가총액으로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바이오기업이다.

이러한 평가를 받는 것은 글로벌 수준의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신약 '솔리암페톨'은 이달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또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오는 11월 FDA의 판매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달 스위스 제약사 아벨테라퓨틱스에 유럽 판권만 6000억원에 기술수출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은 국내 바이오산업계와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SK바이오팜과 같이 신약개발 연구부터 임상, 허가, 그리고 판매(예정) 경험까지 가진 기업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K바이오팜은 비상장인데다 그룹사에 속해 성과에 비해 국내 신약개발 산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면서 "국내 증시 상장이 SK바이오팜의 재평가와 함께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기업들은 SK바이오팜의 상장계획에 따라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SK바이오팜의 대규모 기업공개가 시장의 자금을 모두 끌어들여 다른 기업들의 기업공개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SK바이오팜은 SK가 지분 100%를 보유해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할 자금 규모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인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일정을 최대한 서둘러 SK바이오팜 상장 시점을 피해 상장해야 할 것 같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