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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메디슨, "시리즈A 5천만弗+애브비 라이센싱”

입력 2019-10-31 10:15 수정 2019-10-31 10:29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간에서 생성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인 헵시딘(hepcidin) 신호경로 조절 2종의 치료제 개발

헵시딘(hepcidin) 신호 경로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혈구 관련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디스크 메디슨(Disc Medicine)이 투자자들과 글로벌 제약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스크 메디슨은 시리즈A를 통해 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디스크 메디슨의 시리즈A 투자에는 노보홀딩스 A/S(Novo Holdings A/S), 액세스바이오테크놀로지(Access Biotechnology) 그리고 창립 투자자인 아틀라스벤처(Atlas Venture)가 참여했다.

같은 날, 디스크 메디슨은 시리즈A 투자 유치 소식과 함께 애브비(AbbVie)와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 소식도 전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애브비는 디스크 메디슨이 개발하고 있는 HJV(hemojuvelin) 항체에 대한 전 세계 독점적 라이선스를 얻었다. 자세한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25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저분자 펩타이드인 헵시딘은 체내 철분 농도를 조절하는 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물에서 십이지장의 장세포(duodenal enterocyte)로 흡수된 철분은 페리틴(ferritin) 단백질 구조에 저장된다. 이후 트랜스페린(transferrin) 단백질에 결합한 철분은 혈액을 통해 간세포(hepatocyte)로 이동하고 저장된다. 이러한 철분의 이동 과정은 페로포르틴(ferroportin)이라는 막통과단백질을 통과하며 이루어진다.

▲헵시딘 분비 및 혈구생성 조절과정(디스크 메디슨 홈페이지)

철분 흡수량 증가로 체내 철분 농도가 높아지면, 간에서 BMP6(bone morphogenetic protein 6)가 분비된다. BMP6와 결합한 BMP6 수용체는 보조수용체(co-receptor)인 HJV와 결합해 SMAD 신호 경로를 촉진한다. SMAD 신호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간세포의 헵시딘 분비량이 증가한다. 분비된 헵시딘이 페로포르틴에 결합하면, 페로포르틴을 통한 철분 흡수가 제한된다. 이와 함께 트랜스페린은 철분을 헤모글로빈에 결합하는 적혈구 생성 기전을 활성화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흡수량 증가로 높아졌던 체내 철분 농도는 다시 낮아진다.

이러한 항상성(homeostasis) 조절 과정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혈액 내 적정 철분 농도(여성: 10~290ng/ml, 남성: 20~320ng/ml)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적정 철분 농도를 벗어나게 되면 질병이 유발된다. 철분은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에서 산소와 결합하고 떨어지는 과정을 통해 폐로 들어온 산소를 체내 세포로 전달한다. 이 때문에 철분이 부족해지면 체내에 산소공급이 줄어들면서 빈혈(anemia)이 발생한다.

반대로 철분 농도가 높아져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혈색소침착증(hemochromatosis)이 있다. 체내 철분 농도가 높아지면 트랜스페린에 결합하지 않은 철분인 NTBI(non-transferrin-bound-iron)가 형성된다. NTBI가 체내에 축적되면 수산화기(-OH), 지질기(lipid radical)을 만들어내는 철 중독증을 일으킨다. 철 중독증에 의한 조직의 손상이 유발되면서 장기부전이 발생한다.

적정 철분 농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적혈구 생성 과정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정상 성인의 체내에는 매일 2000억개 이상의 적혈구가 생성되고, 적혈구 생성 과정에 20~25mg의 철분이 사용된다. 적혈구 생성 과정에 사용되는 철분의 상당수는 수명을 다한 적혈구에서 떨어져 나온 철분이 재사용된다. 이 때문에 혈중 농도에 비해 높은 양의 철분을 적혈구 생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철분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트랜스페린을 통한 적혈구 증식 신호에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골수증식질환(myeloproliferative disorders), 만성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베타지중해빈혈(beta thalassemia) 등의 질병이 나타난다.

▲헵시딘 신호 경로 표적하는 2종의 치료제(디스크 메디슨 홈페이지)

디스크 메디슨이 개발하는 헵시딘 관련 치료제는 HJV 항체와 매트립테아제2 억제제(matriptase-2 inhibitor) 총 2종이다. 이 2종의 치료제는 헵시딘 발현에 관여하는 HJV와 매트립테아제2를 표적으로 작용한다.

애브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HJV 항체는 HJV에 길항제(antagonist)로 작용한다. HJV는 BMP6 수용체의 보조수용체로 작용해 헵시딘 발현을 촉진한다. HJV 항체는 이 보조수용체에 결합해 헵시딘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것을 막는다. 이를 통해 헵시딘 과발현으로 체내 철분 농도가 낮아지는 것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반면에 매트립테아제-2 억제제는 헵시딘 발현을 높여 체내 철분 농도가 높아진 것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매트립테아제-2는 HJV에 결합해 HJV가 헵시딘 발현에 관여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매트립테아제-2 억제제는 매트립테아제-2가 HJV에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매트립테아제-2로부터 자유로워진 HJV는 BMP6 수용체와 함께 SMAD 신호 경로를 촉진해 간세포의 헵시딘 발현량을 증가시킨다.

현재 디스크 메디슨은 2개의 HJV 항체와 1개의 매트립테아제-2 억제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개의 HJV 항체는 전임상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1개의 HJV 항체는 약물 발굴 단계에 있다. 매트립테아지-2 억제제도 아직 발굴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