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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불발' 툴젠 "올 하반기 기술성평가 재추진"
입력 2016-06-22 12:34 수정 2016-06-22 15:54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 입성에 실패한 툴젠이 또 다시 상장을 추진한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하반기 기술성 평가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면서 "기술성평가 결과가 나오는 8~9개월 후쯤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툴젠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두 차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최대주주와 2대주주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상장이 불발됐고 지난달에는 툴젠의 기술에 대한 실효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툴젠은 최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상장심사 미승인 결정에 불복하는 이유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현재 7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치료제 전 단계 개발에 15억~20억원 가량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장을 통해 연구에 필요한)300억~400억원의 자금이라도 유치하려고 했는데 (상장 실패로) 발목이 잡혀 아쉽다"고 했다.
툴젠은 유전정보를 활용해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자유롭게 교정하는 유전체 교정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다. 유전자의 특정 서열을 제거하는 기반 기술인 유전자가위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1~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툴젠이 유일하다.
툴젠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접목시키겠다는 목표다. 체내에 존재하는 유전자 정보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항암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석중 연구소장은 "툴젠은 지정한 특정 위치에 치료 유전자가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원천기술로 보면 된다"면서 "전달된 치료 유전자가 장기적이고 안전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며 이 기술을 다양한 희귀 유전병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소개했다. 툴젠은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을 비롯해 각종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도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툴젠은 내년 동물실험을 통해 혈우병A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혈우병A에는 전달해야 하는 치료 유전자가 커서 접근이 어려운 질병이지만 공유되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유전자를 고치는 방식으로 혈우병을 치료하는 치료제 개발에 도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동물실험 결과가 도출되면 글로벌제약사들과의 기술 제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툴젠은 자체 보유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식물에도 적용하고 있다. 중국 연변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 근육강화돼지를 개발했다. 툴젠은 근육강화돼지로 식용 돼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종돈을 발굴할 계획이다.
툴젠은 최근 상장 실패의 요인으로 지목됐던 유전자가위 특허 등록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3세대 유전자가위 '크리스퍼'의 특허를 출원했지만 아직 등록되지 않은 상태다.
김 대표는 "조만간 (유전자 가위) 특허가 등록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특허가 등록되면 아시아 특허도 수월하게 확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툴젠은 지난해 2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손실 2억원, 당기순손실 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