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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RNA 조절로 뇌전증 발작 억제 성공"

입력 2016-07-03 17:05 수정 2016-07-03 17:05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서울대병원 이상건·주건 교수팀 'mir-203 억제제' 개발

국내 연구팀이 마이크로RNA 조절로 뇌전증 발작을 억제하는데 성공해 신약 개발 가능성을 기대케했다. 마이크로RNA는 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짧은 리보핵산을 가리킨다.

서울대병원은 3일 신경과 이상건, 주건 교수팀이 뇌전증 환자의 뇌조직과 동물모델에서 마이크로RNA-203(mir-203) 발현양이 증가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제어하는 'mir-203 억제제(ANT-203)’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전증 뇌에서 증가된 mir-203이 신경세포 활성 억제에 관여하는 글라이신 수용체 베타 서브유닛(GLRB)을 감소시켜 신경세포 활성이 지나치게 증가돼 발작을 일으킨다.

연구팀이 개발한 mir-203 억제 약물을 콧속에 뿌려 투여한 결과, 뇌전증 발작 발생빈도가 70% 이상 억제됐고, GLRB의 발현은 정상수준으로 회복됐다. 발작 억제효과는 2주 이상 지속됐다.

연구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와 함께 영장류를 대상으로도 비강 내 투여 실험을 진행했다. 현재 mir-203 억제제(ANT-203)를 임상시험단계로 진입시키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주건 교수는 “이 기술이 제품화, 상용화되면 뇌전증 치료에 드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인구 1천명당 6.5명꼴로 발병할 만큼 흔한 신경계 질환이다. 유전적으로도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심한 뇌 손상,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면역체계 붕괴 등 여러 자극들로 인해 후천적으로 발병한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뇌전증 치료법은 없으나, 환자의 60%는 항뇌전증 약물을 복용해 증상을 조절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는 서울대 학내 벤처기업인 어드밴스드엔티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최근 국제학술지인 '분자신경생물학(Molecular Neurobiology)'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