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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록스, 지카니 인수.."리보솜 조절" 희귀병 신약 개발

입력 2021-04-05 14:16 수정 2021-04-05 14:16

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전 지카니 CEO·CSO였던 서밋 아가르왈(Sumit Aggarwal)·비제이 모덜(Vijay Modur) 박사, 각각 일록스의 CEO와 R&D 책임자로

리보솜(Ribosome)을 조절해 DNA 돌연변이로 인한 희귀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일록스(Eloxx Pharmaceuticals)가 비슷한 전략의 지카니 테라퓨틱스(Zikani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올린다.

이스라엘 제약회사 일록스가 미국 바이오텍 지카니를 인수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수 거래는 일록스의 주식을 지급하는 형식인 올스탁(All-stock) 거래로 진행됐으며 지카니 주주들은 약 760만주의 일록스 주식을 받았다. 이는 두 회사의 합병 후 전체 주식의 약 16%에 해당한다.

이번 인수로 일록스의 임원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지카니 CEO인 서밋 아가르왈(Sumit Aggarwal)은 일록스의 CEO로 임명되었으며, 지카니의 CSO이자 CMO인 비제이 모덜(Vijay Modur) 박사는 이제 일록스의 R&D 책임자가 됐다.

일록스는 DNA의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중 넌센스 돌연변이(nonsense mutation)로 인한 희귀 유전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넌센스 돌연변이는 정지코돈(stop codon)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RNA가 단백질이 되는 리보솜에 의한 번역(translation)과정이 중단된다. 따라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단백질이 형성되며 다양한 희귀 유전병의 원인이 된다.

일록스의 ERSG(eukaryotic ribosomal selective glycoside) 화합물은 리보솜이 넌센스 돌연변이에도 계속 번역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RSG가 리보솜과 결합하면 넌센스 돌연변이에 의한 정지코돈에도 번역을 멈추지 않아 번역과정을 끝까지 진행시킨다. 이는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일록스는 ERSG 화합물을 환자가 스스로 투여할 수 있도록 피하주사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일록스의 리드프로그램으로는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CF) 치료제 후보물질 ‘ELX-02’가 있다.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CFTR(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 유전자의 넌센스 돌연변이로 인한 CF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CF는 CFTR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정상 기능을 하는 CFTR이 형성되지 않아 폐에 과도한 점액이 분비되는 유전질환이다.

지카니도 일록스와 비슷한 컨셉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었다. 지카니는 질병 특이적으로 리보솜을 타깃하고 조절할 수 있는 화합물 합성 플랫폼 ‘TURBO-ZM’을 개발했다. TURBO-ZM은 경구용 약물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자카니 역시 CF를 비롯한 다양한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했다.

토머 카리브(Tomer Kariv) 일록스 회장은 “이번 인수는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개발 프로그램 ELX-02와 더불어 현재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아가르왈은 “일록스와 지카니는 좋은 시너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개발 계획에 대해 모덜 박사는 “현재 진행중인 CF 임상 2상은 ELX-02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기 위한 임상으로 올해 중반까지 첫 4개 치료군의 환자 등록을 완료하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2022년까지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Recessive Dystrophic Epidermolysis Bullosa)과 연접부 수포성 표피박리증(Junctional Epidermolysis Bullosa)의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록스는 국내 투자회사도 관심을 보였던 회사다. 일록스는 2017년 시리즈C로 38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이때 국내의 한국투자파트너스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서밋 아가르왈(Sumit Aggarwal) 일록스 CEO(좌), 비제이 모덜(Vijay Modur) 일록스 R&D 책임자(우)

▲서밋 아가르왈(Sumit Aggarwal) 일록스 CEO(좌), 비제이 모덜(Vijay Modur) 일록스 R&D 책임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