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카이노스메드 "파킨슨병 새 신약 도전..9월 1상 돌입"
입력 2016-07-11 10:20 수정 2016-08-01 08:52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은진 기자
로빈 윌리암스, 무하마드 알리, 요한 바오로 2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파킨슨병을 앓았다는 점이다. 코미디언, 프로복서, 성직자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발생하는 이 희귀질환은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국내 신약개발기업인 카이노스메드가 뇌신경 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임상을 거쳐 오는 9월 임상 1상에 본격 돌입할 계획으로 파킨슨병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포사멸 억제'로 파킨슨병 근본 치료
파킨슨병은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처음 보고된 질환으로 운동기능에 서서히 문제가 생겨 보행, 운동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퇴행성뇌질환이다. 운동불능, 근육강직, 떨림현상 등 매우 불안정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위치한 흑질(Substantia Nigra) 치밀부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손상으로 도파민의 분비량이 감소해 발생한다. 지금까지 출시된 약물들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도파민의 전구체인 레보도파(L-DOPA)를 표준요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복용초기에는 도파민의 양이 증가해 효과가 높은 편이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5년이상 투여하면 내성이 생겨 효율이 낮아진다. 특히 노화가 진행될수록 퇴행질환의 정도가 심해져 도파민 제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해 김은희 충남대학교 교수팀과 한국화학연구원이 공동개발한 FAF1 저해물질을 기술이전 해오면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본격 나섰다.
FAS는 세포사멸 단계를 시작하도록 만드는 단백질이다. 세포는 손상되거나 수명을 다하면 비정상적인 세포의 증식이 일어나지 않도록 FAS에 의해 스스로 소멸되는 세포사멸 과정을 거치는데 FAS가 세포표면에 있는 FAS 수용체에 달라붙으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FAS의 결합체 중에 세포사멸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FAF1이다. 파킨슨병은 FAF1의 과다발현으로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도파민 분비량의 감소로 발병된다.
카이노스메드의 파킨슨병 치료제 KR33493는 FAF1 저해제로 세포사멸 작용에 관여하는 FAF1의 과도한 기능을 억제시켜 신경세포가 파괴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신경세포 사멸이 억제되면 세포의 생존기간을 늘려 도파민 분비량의 감소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죽은 세포는 되살릴 수 없지만 아직 죽지 않은 세포에 세포사멸(Apoptosis) 신호를 차단해 세포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유성은 카이노스메드 신규사업본부장은 “신경세포사멸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억제해 근본 치료효과가 있다"면서 "조기에 파킨슨병을 발견해 치료한다면 충분히 신체 기능을 유지하면서 생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임상 단계를 마치고 오는 9월부터 국내에서 임상 1상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이재문 부사장은 "내년 7월까지 약 1년간 1상이 진행된다"면서 "2a상까지는 직접 임상 진행 후 기술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암제·에이즈치료제 中과 협력해 개발
카이노스메드의 강점은 우수한 연구진과 그로 인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예방제인 '타미플루'(Tamiflu) 개발에 참여한 김정은 박사다.
김 박사는 브리스톨-마이어스에서 21년간 재직한 뒤 1994년 길리어드사이언스에 합류한 후 타미플루를 개발했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처방약 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연 매출이 수조원에 달하는 블럭버스터 제품이다. 2012년 카이노스메드에 합류한 그는 전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엑셀리시스(Exelixis)에서 8개의 표적항암제 및 2개의 항대사질환 프로젝트 리더와 앨러건(ALAGEN)에서 항암백신 개발, 항암제치료제, 항암복합단백질치료제 개발 경험이 있는 이재문 박사, 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연구총괄 책임자인 'Victor E. Marquez' 등도 합류했다.
이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중국 양저우 애이디어 바이오텍(YANGZHOU AIDEA BIOTECH)에 에이즈치료제 'Km203' 세포독성항암제 'KM630' 에피제네틱스항암제 'KM635' 등을 기술이전할 수 있었다. 중국 판권 등 일부 권리만 넘기는 대신 공동 임상 등을 통해 신약개발 및 기술이전 속도를 앞당기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기섭 대표이사는 "카이노스메드의 기술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며 해외 기업들은 연구자 네트워크를 보고 우리 회사를 찾는다"면서 "카이노스메드는 비즈니스 모델과 인력 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가진 회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코넥스에 상장한 카이노스메드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등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 마련이 목적이다. 이 대표는 "오는 9월경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