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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의약품, 글로벌시장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
입력 2016-07-21 15:52 수정 2016-07-21 16:13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지난 2015년 다케다의 전립선암 치료제 루프론(Lupron)은 1조5000억원, 사노피 당뇨병치료제 란투스(Lantus)는 9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100개의 펩타이드 의약품 중 7개는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 이상 매출액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은 2005년을 기준으로 전체 의약품에 3배에 이르는 연 18%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현재 펩타이드 의약품이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외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펩타이드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특정 펩타이드가 ‘바이오 소재’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물질 자체가 플랫폼 기술에 가깝다는 것이다.
엄여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0일 '펩타이드, 시장성은 무한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펩타이드 의약품에 대해 소개했다.
◇펩타이드, 다시 주목받는 이유
펩타이드는 단백질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연결된 물질로 ‘단백질 기능을 가진 최소단위’로 정의한다.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은 단백질 중에서도 뛰어난 생리활성을 가진 최소 단위를 선별해 생체 신호전달 및 기능을 조절하며 신약후보 물질로써 ‘생체친화적’, ‘생체내 특이성’이라는 차별성을 가져, 부작용은 적으면서 소량으로도 강력한 약리작용 및 활성을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저분자 화합물에 비해 임상단계에서 신약 성공률이 2배 이상 높다. 2008년 이후 펩타이드 신약 임상시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단계에 있는 펩타이드 신약 수만 400개에 이른다.
이외 펩타이드가 의약품으로써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제조’에 있다. 펩타이드를 이루는 아미노산은 20종류로 화학적 제조∙변형이 쉽기에 QC(품질관리, Quality control)가 용이하여 산업화가 쉽다.
그렇다면 왜 이제서야 펩타이드 의약품이 다시 주목을 받는 걸까?
이전 펩타이드 의약품의 가장 큰 문제는 ‘생체이용률’로 체내로 들어가 표적에 도달해 약물 효과를 나타내기 전 분해돼 충분한 생리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이를 해결하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다시 펩타이드 신약이 부활하게 됐다.
약효지속형 기술은 크게 SR-DDS(Sustained Release Drug Delivery System) 방식과 변형(Modification)방식이다. SR-DDS란 약물을 안정적인 전달체를 통해 적절한 시점 또는 원하는 부위에 방출하는 방식이다. 보통 크기가 작은 50개 이하 펩타이드에 사용되며, 추가적인 변형없이 6개월까지 지속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일부 임상이 면제된다.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기술이 이에 해당하며 5~50μm 크기의 생분해성 고분자로 만들어진 미립구 캐리어에 약물을 부착해 1주부터 6개월까지 지속 시간을 조절 가능한 차세대 기술이다. 변형 방식은 50개 이상 아미노산을 가진 단백질 의약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신물질로 분류되며 모든 임상을 거쳐야 된다.
◇펩타이드 의약품 성장 가능성…니치시장에 가깝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펩타이드 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의 10%를 차지한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고분자 항체, 백신 등과 비교할 때 제조원가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치료용 단백질인 항체치료제, 인터페론, 백신 등과 비교하면 니치시장에 가깝다는 평가다. 또한 치료용 펩타이드 특허는 2003년 3만 천개로 가장 많았고 이후 특허가 만료되면서 감소추세에 있다. 특허 보호 기간을 고려하면 2015년 이후에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고되었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과 항암제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외 면역치료제, 호르몬치료제 등 다양한 적응증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혈중 코디솔 과잉 상태가 지속되는 쿠싱증후군, 단장증후군 치료제 등 희귀 질환에서도 치료제 개발 중이다.
특히, 향후 시장성이 확대될 것이라 꼽히는 시장은 항균 펩타이드와 화장품 펩타이드 분야다. 항균 펩타이드는 미생물, 세균, 동식물이 갖는 선천성 면역의 일종으로 항균 활성을 가지며 기존 항생제에 비해 향균력이 뛰어나며 내성이 거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항생제로 관심을 받고 있다.
화장품 펩타이드의 경우 차세대 기능성 화장품 원료 물질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일례로 7개 아미노산을 가진 펩타펩타이드는 주름개선, 콜라겐 성장촉진 등의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4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테트라펩타이드의 경우 세포분열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진다. 때문에 화이자, 로슈, 다케다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는 펩타이드 안정화 기술을 개발해 화장품 주름 개선물질을 개발 중에 있다.
국내 바이오텍 노바셀테크놀로지는 자체 펩타이드 발굴 기술을 통해 찾은 NPC111, NPC112 물질이 가진 향균성과 면역활성 기능에 착안해 아토피 화장품, 건선 치료제, 항생제까지 ‘펩타이드 원천 물질’을 이용해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 바이오텍,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 속도를 올리다
국내 재조합 단백질의약품 시장(펩타이드 포함)은 글로벌 시장에서 약 1.1%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펩타이드 화장품으로 가장 대표적인 기업인 케어젠은 현재 총 407가지의 자체 개발 펩타이드를 보유 중이며 국내외 물질 특허는 123건이다. 또한, 화장품 원료로 펩타이드를 피부속으로 침투시키는 전달 기술을 갖고 있으며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이중캡슐화 기술로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이외 피부∙모발 성장인자 단백질과 절염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노바셀테크놀로지는 포항공대에 구축된 펩타이드 라이브러리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바이오소재 후보물질을 발굴 중이다. 현재 아토피 피부염 NCP112 펩타이드에 항균 기능을 추가한 'NCP112 신규 항균·면역 펩타이드'의 제품화를 추진 중이며 천식 치료제, 항생제, 패혈증 등 다양한 적응증에서 물질 테스트 중이다.
아이진은 2000년 펩타이드 신약개발을 위해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아이진은 뱀독에서 착안한 물질인 EG-Mirotin를 이용해 세계 최초 비증식성 당뇨망막증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으며 유럽에서 임상 2a상을 진행 중에 있다. 핵심 물질인 EG-Mirotin는 인체 유래한 3개의 아미노산 서열인 RGD motif를 포함하는 58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폴리펩타이드다. 이 물질은 혈관내피세포를 안정시키고 외피세포 활성화를 통해 혈관생성을 촉진한다. EG-Miroin은 적응증을 확대해 연고제 타입 욕창 치료제로 국내에서 임상 1/2상 진행 중이다.
펩트론은 PeptrEX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수백 종의 펩타이드를 동시에 합성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효지속형 스마트데포를 GLP-1 유사체 계열 당뇨치료제 PT-302에 적용하여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하고 3상을 준비 중이다. 회사측은 “스마트데포는 세계 최초로 초음파 분무건조 공정을 채택하여 균일한 크기의 마이크로스피어 제조가 가능하다”라며 “대량생산 공정 개발에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