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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공硏, 직접분화 제작 'drNK' "암면역치료 가능성"
입력 2021-08-10 17:20 수정 2021-08-10 17:20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조이숙 박사팀이 인간 체세포를 다른 세포로 다시 프로그래밍(direct reprogramming)하는 기술로 제작한 ‘직접분화 NK세포(directly reprogrammed Natural killer cell, drNK)’가 항암 면역치료제에 적용될 가능성을 보였다.
직접분화 리프로그래밍이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거치지 않고, 다능성 전사인자(pluripotency transcription factor)와 최적화된 리프로그래밍 배지(medium)를 통해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조 박사팀은 drNK를 제작하고 특정 암 항원을 인지하는 CAR-drNK를 제작해 혈액암 및 고형암 모델에서 항종양 효과를 입증한 결과를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IF 25.671)에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으며, 논문 1저자는 김한섭 박사다(doi: 10.1038/s41551-021-00768-z).
NK세포는 세포 매개 세포독성 작용(ADCC), 세포독성 과립, 면역조절 사이토카인 방출 등 메커니즘을 통해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NK세포는 암 내성, 재발, 전이와 관련된 암줄기세포(CSC)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건강한 공여자나 제대혈, iPSC를 이용해 NK세포 치료제가 개발중이며, 다른 면역세포와 비교해 NK세포 제조 및 대량 생산 공정은 매우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어떤 세포 공급원, NK세포 수용체 표현형, NK세포 유도방법 및 배양 조건에 따라 NK세포의 항암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조 박사팀은 직접전환 리프로그래밍을 이용할 경우 고기능, 고순도의 NK세포를 비교적 간단한 공정을 통해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리프로그래밍 전사인자(OSKM: Oct-4, Sox2, Klf4, c-Myc)와 저분자화합물 신호조절인자 등의 조합으로 추가 정제나 분화과정 없이 CD56+CD16+ NK세포 ‘drNK’를 생산했다. 또한 세포전환 배양과정에서 암 항원을 인지하는 CAR 유전자를 도입해 CAR-NK를 제작하는 접근법을 이용했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drNK가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으며,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인비트로(in vitro) 및 인비보(in vivo) 모델에서 혈액암과 뇌, 유방, 대장, 간, 폐, 난소, 췌장, 전립선암 등 고형암에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HER2 CAR-drNK와 CD19 CAR-drNK를 제작해 종양쥐에서 drNK 대비 종양을 더 잘 억제하는 것을 관찰했다.
조 박사는 “이번 결과는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하여 안전하고 치료 효능이 우수한 NK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NK를 활용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