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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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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혁신생태계 성공을 위한 세가지 메커니즘

입력 2017-06-26 14:07 수정 2017-06-28 16:22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1주년 기고⑨] 김종성 보스턴대 경영학 교수

바이오 산업은 세계의 많은 나라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싶어한다. 유전자공학과 분자생물학의 끝없는 발전은 정밀(맞춤)의료같은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의 장을 열었고 나아가 컴퓨터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진단, 치료, 시약, 기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IT와 디지털기술이 주도하여 세계경제에 성장동력을 제공했다면, 가히 다음 30년동안에는 바이오 및 의료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해봄 직하다.

바이오 골드러시를 향한 글로벌 경쟁 또한 첨예화되어가고 있다. 많은 나라가 어려운 경제환경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구를 위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고, 자국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보호·강화하기 위해 제도 및 규제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테크와 글로벌 제약사같은 기업들은 새로운 혁신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과 같은 새로운 연구개발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들도 예산과 인력의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바이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도 창업 및 성장의 틈새를 찾아 버거운 날개짓을 거듭하고 있다.

“누가 21세기 바이오 승자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이처럼 첨예한 경쟁에서 이기고 거대한 성장기회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왕성한 혁신생태계가 필요하다. 생태계의 필요불가성은 20세기 IT혁신경쟁에서 글로벌 승자로 자리매김한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보면 자명하다. 보스턴, 뉴욕, 리서치 트라이앵글 등등의 여러 경쟁자를 훌쩍 넘어 사상 초유의 IT혁신을 만들고 실리컨밸리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혁신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요건은 무엇인가?

일찍부터 실리콘밸리가 부러웠던 일본정부가 동경대와 스탠포드대 연구팀에 의뢰해서 찾아낸 6대 근본요건은 위험성 높은 벤처에 투자를 가능케 하는 파이낸스 제도, 양질의 창업인력을 공급하는 인력시장,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산학연의 협력구조,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산업구조, 창업을 장려하는 문화, 그리고 스타트업의 설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전문가조직 등 이었다. 한 두개의 유명한 대학이나, 한 두명의 위대한 기업가가 만들어 낸것이 아니라 많은 구성원이 어울려 역동적으로 이룩한 것이다.

“바이오 혁신생태계에 빠뜨리지 말아야할 세가지 메커니즘”

바이오혁신을 위해서는 우선 탁월한 기초연구가 필요하며, 그를 위해서 대학과 연구소에 획기적인 연구기금을 지속해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탁월한 기초연구가 가능하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탁월한 바이오 산업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기초연구의 생성물을 사업화해 이를 고객과 시장에게 전달하는데 필요한 많은 메커니즘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만 혁신적인 바이오산업이 이루어지고 그를 통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수 있다.

그 첫째 메커니즘이 전환연구(translational research)다. 기초연구의 결과물을 병상의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많은 응용과 조절이 필요하다. 기초연구의 탁월성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 전환연구의 유연성이다. 특히 전환연구는 실험실 밖에서 많은 관련분야와의 융합적인(interdisciplinary) 연구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L2M (Lab to Market)의 중요한 요건이 된다. 기초연구보다 그 전문가가 많이 모자라서 심각한 병목현상(bottleneck)을 초래하며, 역동적인 바이오혁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전환연구의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인력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바이오 창업가(bio entrepreneur)가 필요하다. 연구성과물이 사업화 될 때까지 이뤄져야 할 과제들이 많고 복잡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 없이는 그 과정을 치러내기가 불가능하다. 특히 특정 연구결과는 많은 질병이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으므로 그 사업화과정에는 수많은 선택과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사업성까지 다방면으로 지식과 경험이 충분하고 적극적인 추진력이 충만한 바이오 기업가를 육성하기위해 교육, 훈련, 반복창업기회 등을 제공해야만 건강한 바이오혁신생태계를 기대할수 있다.

셋째, 이들 바이오 창업가들이 연구소, 장비, 환경규제 등과 관련된 막대한 자금수요를 염려하지 않고 오로지 전환연구와 사업화에만 전념할 수 있으려면, 혁신생태계내에 우수한 시설과 운영진을 갖춘 바이오 액셀러레이터(bio accelerator)가 많아야 한다. Common Lab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공동창업공간에서 여러 바이오 창업가들이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추구하고, 특히 인근의 대기업이나 바이오텍 회사들의 개발팀장들이 수시로 방문하여 기술과 시장의 추이를 서로 관찰하고 공유하면서 바이오 혁신의 유통량(flow)이 극대화 되고, 각각 혁신의 사업화 성공률이 고도화 된다.

“보스턴 바이오 혁신생태계와 커넥트(connect)해야”

이같이 다방면적인 바이오혁신생태계가 가장 앞서 만들어 지고 있는 곳이 보스턴-캠브리지 지역이다. 이미 지난 10년간 주정부 예산으로 1조원을 바이오 산업 육성에 투자했고, 그에 부응해서 전세계 제약회사들이 모두 이곳에 R&D 센터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어가면서, 민관 합동으로 생태계에 필요한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구축해 갔다. 그 결과, 지역내 유수대학으로부터 창출된 연구성과물이 빠른 속도로 사업화가 됐고, 그들에 대한 투자와 M&A가 세계 어느 곳보다 활성화됐다. IT혁신경쟁을 위해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하고 그곳에 전진기지를 만들어 engage를 시도했듯이, 이제 바이오혁신경쟁을 위해서는 보스턴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곳에 스타트업, 벤처기업, 대기업, 연구기관등이 아웃포스트(outpost)를 만들어 진출할 필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