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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 녹내장 발생 원인 규명..새 치료법 제시
입력 2017-09-19 12:00 수정 2017-09-19 12:00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녹내장 발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고규영 혈관 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김재령 연구원(KAIST 박사과정/안과전문의)이 연구한 녹내장 관련 새로운 연구가 미국 임상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19일 오전 5시(한국시간)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작동원리와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했다. Angiopoietin-TIE2 수용체 신호전달체계(ANG-TIE2)가 안압 조절에 중요한 기관인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에 작용하는 것을 밝혔다.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이 망가지고 실명에 이르는 병이다. 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미 시신경이 크게 손상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완치가 어렵다.
녹내장은 안 내의 방수 배출장치가 고장나면서 발생하게 된다. 눈 내부에서 생성된 방수는 섬유주를 지나 쉴렘관을 거쳐 혈관으로 배출되게 되는데, 이 때 생성된 양만큼 배출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방수유출경로의 저항이 커지면서 방수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떤 이유로 저항이 커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혈관 성숙과 안정화에 필수적인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가 쉴렘관 주변부와 내피세포에 두드러지게 발현하는 것을 발견했다.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생후 초기 쉴렘관의 발달 뿐만 아니라 성체가 된 이후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일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실험 결과 ANG-TIE2 신호전달체계는 쉴렘관을 형성하고 내강을 유지해 방수 유출이 가능하게 함을 확인했다. 쉴렘관이 형성되는 동안에는 Prox1 전사인자 발현을 촉진하고 성체가 된 이후에는 적절한 양의 방수, 거대액포, Prox1 전사인자 발현을 유지함으로써 쉴렘관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연구진은 녹내장이 유발된 상황에서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실험적 항체(ABTAA)를 적용했을 때의 안압 저하 효과를 확인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쉴렘관이 망가져 안압 상승이 발생한 녹내장 유발 실험군에게 항체를 적용했을 때, 쉴렘관이 회복되면서 안압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쉴렘관 항상성을 유지하고 안압을 조절해 녹내장이 발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증명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측은 "이번 연구는 녹내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녹내장 질병 모델에 항체를 주사해 안압 하강 효과를 얻은 만큼 추후 임상 연구로의 확장이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연구를 이끈 고규영 단장은 “이번 논문에는 이십여 개에 달하는 연구 이미지 세트가 실렸다. 일반적인 경우의 두 배에 달하는 양으로, 쉴렘관 항상성 유지 기전을 자세히 밝히는 방대한 양의 연구를 수행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10월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 인쇄본의 표지 및 커버스토리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