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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 8개월만에 기술이전한 '5가지 성공요인'

입력 2017-10-13 11:00 수정 2017-10-13 11:00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박승국 대표 "시장 분석, 믿을만한 데이터와 문서화, 회사 내부의 주역들, 투명하고 오픈된 커뮤니케이션, 외부 컨설팅 지원 중요"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파트너사와 만남부터 기술이전 성사까지 단 8개월. 지난 9월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와 총 81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한올바이오파마 얘기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이처럼 단기간 기술수출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지난 12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가 개최한 글로벌 비즈니즈 개발 포럼에서 "1월 JP모건에서 첫 미팅 후 실제 조건 합의가 끝난건 6월 말이다. 이렇게 빠르게 딜을 성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다른 제약사와 딜 진행과정을 거치면서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번 중국 기술수출 성공요인으로 ▲시장에 대한 분석 ▲믿을만한 데이터와 문서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내부 주역들 ▲투명하고 오픈된 커뮤니케이션 ▲외부 컨설팅 지원 등을 꼽았다.

그는 “시장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우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상대의 동의와 이해가 전제돼야 딜이 성사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자의 시각이 아닌 연구경영자로서 과제를 살피고 사업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2007년 처음 한올바이오파마에 왔을 때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바이오 신약 개발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었다. 결국 시장의 미충족 의학수요 니즈를 파악하고 그 기술을 탐색, 증명 후 라이선스하는 방법으로 당시로는 역발상적 시각에서 비즈니스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조직원 전체가 시장의 니즈와 동향을 파악하는 관점에서 매주 미팅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이 축적되면서 접근해 간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에서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중 하나인 'HL161'은 기존 치료제가 거의 없는 희귀성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신약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자가항체 매개 희귀질환 치료제는 혈장교환술(TPE, therapeutic plasma exchange)과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요법이다. 혈장교환술은 환자의 혈액에서 질환을 일으키는 자가항체(IgG)를 제거한 후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방법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며 부담이 크다. 감염우려, 저칼슘혈증, 저혈압, 혈액응고 이상으로 인한 출혈 부작용도 있다.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도 고용량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차츰 병원성 자가항체가 희석돼 면역작용이 억제되는 부작용이 있는 상황이다.

HL161은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성 자가항체를 분해 제거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FcRn 항체신약이다.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으로 희귀성 자가면역질환으로 탁월하게 적응증 선정한 것도 이번 기술이전의 중요한 성공요인이 됐다.

박 대표는 데이터 신뢰성과 문서화(documentations)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신뢰성 높은 데이터와 문서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파트너사도 아주 만족했다”고 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보유한 인간항체를 발굴 할 수 있는 형질전화 동물 스크리닝 툴이 상대도 인정해주는 믿을만한 데이터를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HL161 항체 발굴에 사용된 스크리닝 툴은 마우스 FcRn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 FcRn이 발현되도록 재조합한 형질전환 모델이다. 이를 통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항체를 발굴할 수 있었던 것.

특히 이번 케이스에서 느꼈던 점으로 박 대표는 “두 회사가 서로 이해하면서 함께 고민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계가 잘 유지되도록 상대의 딜을 내부에 잘 이해시키고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역할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했던 결과까지도 모두 오픈하면서 데이터의 투명성을 가지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일반적인 주장이 아닌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오픈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외부 컨설턴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기술이전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로부터 코멘트를 받아서 데이터를 업데이트 하면서 많이 배웠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글로벌 상대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한 중국 하버바이오메드는 자본금 500억원 규모를 모집하면서 사노피 중국대표가 2016년에 설립한 신생회사다. 과학기술자문단도 글로벌 수준에서 최고의 항체ㆍ자가면역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설립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계약으로 하버바이오메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독자 개발 중인 항체신약 ‘HL161'과 안구건조증치료제 ’HL036'에 대한 중국내 임상개발과 생산, 품목허가 및 판매를 독점적으로 실시하는 권한을 확보했다. 계약 조건은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400만달러(45억원)과 단계별 기술이전료 7700만달러(870억원) 등 총 8100만달러(915억원)의 기술료와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