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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즈바이오, 산부인과 의사의 '청결제'시장 도전

입력 2018-09-17 13:45 수정 2018-09-17 13:45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언맷니즈 시장 잠재력은 '충분'..99% 친환경 제품 R&D로 '승부'"

미스미즈바이오, 산부인과 의사의 '청결제'시장 도전

▲정소용 미스미즈바이오 대표.

미스미즈바이오는 현직 산부인과 의사인 정소용 대표가 2015년 창업한 기업이다. 환자를 진료하며 느꼈던 여성 질환에 대한 언맷니즈(Unmet Needs)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청결제 개발에 도전했다. 제품의 안전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생산한 제품을 갈아엎은 것도 여러번. 그렇게 출시한 제품은 지난해 유명 헬스앤뷰티(H&B) 매장에 입점한 이후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소용 대표는 "연구개발 확대와 GMP 시설 확보를 통해 제품을 의료기기까지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여성 청결제 시장에서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료현장 '언맷니즈'에서 여성청결제 시장 '주목'

"성 경험의 평균 연령은 더욱 낮아지고 성에 대한 인식도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죠. 이로 인해 곰팡이균, 각종 성병균, HPV균 등의 감염률이 증가하면서 난임 및 불임, 자궁경부암도 증가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산부인과 진료를 기피하고 치료를 미루는 경향은 여전하고 뒤늦게 방문해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미스미즈바이오는 10년 이상 개업의사로 활동한 정 대표의 현장 경험에서 출발했다. 정 대표는 "여성 감염 질환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병원에 자주 오지 않더라도 스스로 감염방지를 위해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2013년 직원 3명 연구실에서 출발한 미스미즈바이오는 2015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 대표가 주목한 제품은 여성 청결제 제품이다. 국내는 성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이 여전한데다 청결제 사용에 대한 인식도 확산돼 있지 않아 걸음마 단계인 시장이다. 반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여성의 청결제 사용이 일상화돼 있다. 미국 여성의 경우 15~44세 여성의 15~32%가 질 세정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 대표는 "질 삽입형 청결제의 경우 서구제품은 동양인의 체형과는 잘 맞지 않으며 상당수가 주요성분이 화학제품이라는 점도 여성에겐 부담"이라며 "청결제가 여성 건강에 긍정적이고 경험자를 중심으로 사용이 확산되는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청결제를 포함한 여성 위생용품 시장은 2015년 20조원 규모에서 2024년 3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관련 자료

◇화학성분 'NO'..99% 천연성분 청결제 개발

정 대표는 새로운 여성청결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가 특히 주목한 것은 안전성과 편의성이다.

여성의 생식기관이 모여있는 Y존은 외부 물질의 침투를 막는 진피층이 거의 없는데다 습도가 높아 화학성분이 쉽게 피부에 흡수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화학제품을 사용한 일회용 생리대, 기저귀가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으로 자칫 호르몬 계통에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청결제 제품의 경우 계면활성제 등 화학성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스미즈바이오는 99% 천연 및 천연 유래 성분을 사용했다. 천연 항염·항균·항바이러스 물질인 황련, 글리시진산, 감초, 병풀, 목련 등을 활용해 항균 및 보습력이 조화를 이루는 조성비를 찾아냈다. 특히 락토바실러스균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락티톨, 글루코만난 성분이 다량 함유돼 Y존의 면역과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파라벤, 합성향, 인공색소, 석유계 화합물, 합성방부제, 합성계면활성제, 에탄올 등은 아예 배제했다.

미스미즈바이오는 체외(in-vitro) 실험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 'C. albicans', 'HSV-1/HIV1', 'Neisseria gonorrhoeae' 등 다양한 여성질환균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인체 적용 실험을 통해 피부에 자극이 없었으며 칸디다균(98.7%), 대장균(81.3%)을 억제함도 입증했다.

미스미즈바이오, 산부인과 의사의 '청결제'시장 도전

▲미스미즈바이오 제품의 칸디다균, 대장균 대상 향균력 평가 결과. 미스미즈바이오 제공.

미스미즈바이오는 초경 이후 전연령층이 사용 가능한 일회용, 휴대용 용기도 자체 개발했다. 해외 제품의 경우 중년 이상의 백인, 히스페닉 여성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 대표는 양산한 용기에서 청결액이 일부 남아있는 등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자 전량 폐기하고 새로 개발할 정도로 편의성 있는 용기 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생산 역시 OEM(주문자 상표 제품의 제조)보다는 자체 시설 구축을 선택했다. 정 대표는 "천연 제품인 만큼 깐깐히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생산시설까지 갖추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고 비용 낭비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결과 산부인과 전문의가 직접 연구개발부터 공정, 생산까지 갖춘 미스미즈 브랜드가 탄생했다. 미스미즈바이오는 화장품 우수제조관리 기준 인증(ISO 22716), 항균 조성물 특허(질염 치료 효능), 실용신안 특허(친환경 질 세정기) 등도 획득했다.

◇의료기기 허가 등 연구개발 확산..글로벌 시장도 도전

미스미즈바이오, 산부인과 의사의 '청결제'시장 도전

▲미스미즈바이오 여성청결제 제품.

미스미즈바이오는 작년 일반 소비자용 미스미즈 라인, 의료기관용 닥터스 오비진 라인을 론칭했다. 제품의 완성도는 자신 있었지만 마케팅이 중요한 시장 침투력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유명 헬스앤뷰티(H&B) 매장인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홍보할 여력이 안되는 상황에서 사용한 여성의 재구매, 입소문만으로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또다른 H&B 매장인 롭스(LOB'S)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매달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올해 수억원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부인과 100여곳에도 제품이 공급돼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다.

정 대표는 내년부터 GMP 시설 구축과 함께 질 세정기의 의료기기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품을 국내 및 글로벌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Y존 타깃으로 한 항균, 탄성, 장내 미생물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사재를 투입해 연구개발을 해왔지만 회사의 성장을 위해 첫 외부투자 유치도 검토 중이다.

정 대표는 "여성 청결제 수요는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5년 정도면 히트작도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면서 "여성 청결제 시장의 선두주자로 국내 및 글로벌 시장(미국, 베트남, 중국 등)을 개척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