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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도전·실패 반복' SK바이오팜, "밸류체인 완성"
입력 2019-11-26 12:57 수정 2019-11-27 14:3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엑스코프리는 지난 20년간 디스커버리(Discovery, 신약후보물질 탐색 과정)부터 NDA(New Drug Application)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해 밸류체인을 완성하자는 목표로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한 산물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탄생 과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엑스코프리는 무수한 도전과 실패의 반복 속에서 쌓은 경험과 내공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대상 부분 발작 뇌전증 치료제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기업이 기술수출없이 직접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추진해 FDA의 허가를 받은 첫 신약이다.
SK바이오팜은 2008년 존슨앤존슨(J&J)에 기술이전한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FDA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좌절을 겪었다. 우울증약으로 개발했던 수노시(Sunosi)는 J&J→Addernex→Aeiral→Jazz Pharmaceuticals로 주인이 바뀌는 진통 끝에 지난 3월 수면장애신약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 디스커버리한 물질을 셀 수도 없고 3건의 기술이전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기술이전의 거래구조, 이익구조를 파악해 자체 밸류체인 완성을 선택할 수 있었다"면서 "바이오제약산업은 이런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고 실패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년간 이어온 최태원 회장과 그룹의 전폭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으로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를 통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당장 내년 2분기 출시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가 기존 뇌전증 약을 복용해도 발작이 일어나는 환자 대상의 임상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발작소실 비율이 굉장히 높다(약 20%)는 점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 침투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3년전부터 치료효과 미비한 환자들을 시작으로 최초 뇌전증 환자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미 12개 권역을 나눠 세일즈 디렉터를 채용했으며 110여명의 영업인력도 확보했다. 경쟁약들이 내년부터 특허가 만료되는 점도 엑스코프리에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미국 보험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협의절차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유럽은 판권 이전 계약을 맺은 아벨 테라퓨틱스를 통해 내년 허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고 아시아지역은 SK바이오팜이 직접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엑스코프리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신 발작에 속하는 일차성 전신강직간대발작(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s)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 사장은 "전신발적 적응증까지 확보하면 전체 뇌전증 환자의 95%가 엑스코프리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이외에도 새로온 뇌전증 치료제, 바이오로직스 기반 항암제(뇌암), 조현병 치료제,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등의 임상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조 사장은 "다양한 협력제안이 오고 있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2개의 FDA 허가를 받은 제약사가 됐다"면서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로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