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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티쎈트릭’도 방광암 철회..가속승인 IO 재평가 따라

입력 2021-03-10 16:21 수정 2021-03-10 17:51

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2017년 IMvigor211 3상서 화학요법 대비 OS 개선 실패, 추가 IMvigor130 임상 3상은 현재 진행중

키트루다 옵디보 임핀지 등 면역항암제에 대한 적응증 철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티쎈트릭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가속승인 절차를 통해 받은 적응증에 대한 빅파마의 자진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

로슈(Roche)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전 백금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종(metastatic urothelial carcinoma, mUC) 환자 대상으로 한 ‘티쎈트릭(Tecentriq, atezolizumab)’의 적응증을 자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철회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협의 하에 진행됐으며, 로슈는 해당 적응증에 대해 가속승인을 받은 티쎈트릭의 확증임상(confirmatory trials)결과 1차 종결점을 충족하지 못해 정식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번 적응증 철회는 티쎈트릭에 대해 이미 승인을 받았던 적응증에 대해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FDA의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프로그램은 심각한 질환을 대상으로 ‘충족되지 않은 의학적 필요성(unmet medical needs)’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신약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주고, 이후 특정 시판 후 요구임상(post marketing requirements, PMRs)을 통해 임상적 효능을 확인한 뒤 정식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티쎈트릭은 로슈의 PD-L1 타깃 면역항암제로 2016년 5월, 이전에 백금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종 환자 대상 IMvigor201 임상 2상(코호트2) 결과를 기반으로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NCT02108652).

이후 해당 적응증에 대한 승인지속 여부는 초기 PMR인 ‘IMvigor211’ 임상 3상 결과에 의해 결정되도록 돼 있었다. IMvigor211 임상 3상은 화학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티쎈트릭과 화학치료(Vinflunine, Paclitaxel 또는 Docetaxel)의 효능성 비교를 진행한 임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10월 로슈는 임상 결과 티쎈트릭이 PD-L1 과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을 개선하지 못해 1차 종결점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NCT02302807). 임상에서 티쎈트릭을 투여받은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은 11.1개월(95% CI 8·6–15·5; n=116)로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 10.6개월(95% CI 8.4~12.2; n=118)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HR:0.87, 95% CI 0.63~1.21, p=0·41).

이에 따라 FDA는 티쎈트릭 단일요법 및 병행요법을 단일 화학요법과 비교한 IMvigor130 임상을 새로운 PMR로 지정했으나, 로슈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종 환자에 대한 백금기반 화학치료요법(2차 치료)이 새로운 치료 옵션의 등장과 함께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가속승인 프로그램의 원칙을 인정해 해당 적응증을 자진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IMvigor130 임상 3상은 현재 진행중이며 임상은 2022년 5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로슈의 CMO(Chief Medical Officer) 겸 글로벌 제품개발 책임자는 “이번 티쎈트릭의 이전 백금계 치료를 받은 방광암 대장 적응증 철회는 실망스럽지만, 티쎈트릭은 계속해서 여러 암 유형에 걸쳐 효능성을 증명하고 있으며 때문에 많은 환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 옵션으로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FDA는 최근 시판 후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약물에 대해 가속승인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BMS(Bristol Myers Squibb)가 발표한 옵디보(Opdivo, nivolumab)의 미국 내 소세포폐암 적응증 철회를 시작으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임핀지(Imfinzi),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에 이어 로슈의 티쎈트릭까지 가속승인을 받은 면역항암제의 적응증 철회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4건 모두 ‘자진철회’라고 발표했으나, 공통적으로 FDA와의 협의를 거쳐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확증임상(confirmatory trials)에 실패했던 가속승인 신약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적응증 철회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