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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 ‘키트루다’ 美서 ‘소세포폐암’ 적응증 “자진 철회”
입력 2021-03-04 09:42 수정 2021-03-30 09:53
바이오스펙테이터 노신영 기자
이번엔 머크(MSD)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Keytruda, pembrolizumab)'의 폐암 적응증을 자진 철회했다. 이에 앞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지난달 22일 미국시장에서 면역항암제 '임핀지(Imfinzi, durvalumab)'의 방광암 적응증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신속승인후 후속 임상에서 충족해야 하는 데이터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머크는 지난 1일(현지시간) 키트루다의 미국 내 화학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최소 한 개 이상의 우선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의 악화를 보이는 전이성 소세포폐암(SCLC) 환자 대상 적응증을 자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철회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와의 협의 하에 내려졌다. 머크는 키트루다가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결과,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약물의 시판 후 기준(post-marketing requirement)을 충족하지 못해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키트루다는 머크의 PD-1 면역항암제로 2019년 6월, KEYNOTE-158 임상 2상(코호트 G)과 KEYNOTE-028 임상 1상(코호트 C1)의 반응률(response rate) 및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데이터를 기반으로 FDA로부터 신속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소세포폐암 적응증에 대한 승인 지속(continued approval) 여부는 시판 후 기준인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데이터를 통한 키트루다의 우월성 확보에 따라 정해지도록 돼 있었다.
결국 머크는 지난해 1월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604 확증 임상 3상에서 키트루다가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에 대한 두 건의 1차 종결점을 충족했으나 전체생존기간에 대한 1차 종결점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KEYNOTE-604임상은 ‘키트루다+표준화학치료제’ 병용요법을 ‘위약+표준화학요법’과 비교 평가한 임상이다. 임상 결과 키트루다 투여군의 평균 생존기간 중앙값은 10.8개월(95% CI, 9.2~12.9), 위약 투여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9.7개월(95% CI, 8.6~10.7)로 나타나, 사망위험의 개선을 보였으나 통계학적 유의미성을 보이지 못했다(HR, 0.80; 95 % CI, 0.64~0.98; P =0.0164).
로이 베인즈(Roy Baynes) 머크 연구소 최고의료책임자(CMO) 겸 글로벌 임상 개발 책임자는 “키트루다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들에게 여전히 기초적인 치료제로 남아 있다. 우리는 생명을 구하고 개선하려는 머크의 사명을 추구하기 위해 소세포폐암 및 다른 암질환에서 키트루다의 장점을 계속해서 엄격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DA는 최근 시판 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신속승인 약물에 대해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항암제 ‘임핀지(Imfinzi, durvalumab)'의 진행성 방광암 적응증을 자진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임핀지 역시 2017년 FDA로부터 진행성 방광암에 대한 신속승인을 받은 약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