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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FDA '아두카누맙' 허가, 파격 바라보는 시각
입력 2021-06-16 10:31 수정 2021-06-25 11:15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 aducanumab)’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는 '혁신을 넘어 파격적인 결단'이었다. 곧바로 말초·중추신경계 약물자문위원회(PCNS)의 11명 자문위원 중 3명이 잇따라 사임했다. FDA는 최고의 규제 전문가집단으로서 자칫 혁신의 범위를 넘어서는 변화와 파장을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책임 앞에 홀로 서게됐다.
이번 FDA 결정은 2가지 측면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만하다. 첫째, 뇌속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라는 대리표지자(surrogate)를 근거로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내렸다는 점이다. FDA가 아두헬름의 조건부승인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임상3상에서 설정한 1차 충족점인 인지개선이 아닌 바이오마커 기반 시판허가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둘째, 광범위한 라벨이다. 바이오젠이 임상3상을 진행한 대상인 경도인지장애(MCI) 내지 경증(mild) 단계라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치료하는 처방약”이라는 다소 모호한 라벨이 붙었다. 바이오젠의 표현을 빌자면 처방은 의사 판단에 달려있다. 이 역시 업계가 오히려 처방 대상을 줄여 보수적으로 시판허가를 내릴 수도 있다는 예측을 빗나간 것이었다.
논란을 차치하고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FDA가 하나의 독립된 임상3상에서의 성공을 근거로 이번 시판허가 결정을 한 것이 맞고 틀리고 여부를 떠나, 이제 리얼월드 데이터가 이 결정에 대한 판단을 가르게 될 것이다. 보수적인 결정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규제당국인 FDA가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한 것일까?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FDA가 한걸음 물러서지 않고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아두헬름 시판허가'라는 결단을 내린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FDA가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 분야에 던진 앞으로의 숙제(?)를 이해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그 복잡했을 고민의 과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