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세이지, 'GABA수용체 조절물질' 우울증 3상 "1차충족"

입력 2021-06-18 09:54 수정 2021-06-18 09:54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MDD(주요우울장애)치료제 후보 '주라놀론', 15주차 HAMD-17 점수 1차종결점 충족..주요 2차 종결점 CGI-S 점수 통계적 유의미성 달성 못해

세이지(Sage Therapeutics)가 지난15일(현지시간)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환자 대상 GABA 수용체 조절 경구형 치료제 후보 물질 '주라놀론(zuranolone)'이 허가 임상3상에서 1차 종결점을 총족했다고 발표했다(NCT04442490).

이번 임상3상의 1차 종결점은 투여 15일차에 기준치 대비 HAMD-17(17-item Hamilton Rating Scale for Depression)의 총 점수 변화였다. HAMD-17은 임상의에 의해 진행되는 17문항의 우울 증상 평가 척도이며, 높을수록 심각한 증상을 나타낸다. 사전에 정의한(pre-specified) 주요 2차 종결점은 15일차에 기준치 대비 CGI-S(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 of Illness) 점수의 변화였다. CGI-S는 질병의 심각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1~7점까지 임상의의 판단으로 평가되며, 점수가 높을 수록 심각한 장애를 나타낸다.

임상참여 환자들은 2주간 밤마다 50mg의 주라놀론 혹은 위약을 투여받았다. 총 543명의 MDD 환자가 참여했고, 주라놀론군은 268명, 위약군은 269명이었다. 환자들의 HAMD-17 점수는 첫 투여전 24점 이상이었고, 주라놀론군의 평균은 26.8점, 위약군의 평균은 26.9점이었다.

이번 임상에서 3일, 8일, 12일, 15일에 주라놀론군과 위약군 사이의 HAMD-17 평균점수의 차이는 각각 3.0, 2.6, 2.5, 1.7로 모두 위약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1차 종결점인 15일차의 점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141). 반면 CGI-S 점수 차이는 같은 시점에 각각 0.4, 0.4, 0.3, 0.2로 위약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으나 주요 2차 종결점이었던 15일차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p=0.1193). 세이지는 투여 종료 후 4주후(42일차)에도 주라놀론군이 수치적으로 이점을 증명했다고 말했으나,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이번 임상의 전체 데이터는 향후 과학포럼(scientific forums)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주라놀론군에서 위약 대비 5%이상 더 많은 환자가 나왔던 부작용은 졸림(somnolence, 15.3% vs 3%), 현기증(dizziness, 13.8% vs 2.2%) 등이었으며 14일간의 투여기간 동안 뚜렷하게 발생했다. 대부분의 약물투여 관련 부작용(TEAE)은 경증에서 중등도(mild to moderate)였으며, 두 그룹 모두 사망, 금단 증상이나 자살성사고(suicidal ideation) 신호의 증가도 없었다.

세이지는 과거 MDD 환자 대상으로 20mg과 30mg의 주라놀론 용량으로 임상3상(NCT03672175)을 진행했으나 2019년 12월에 1차 종결점 미충족으로 실패를 알렸다. 이후 지난해 10월, 1년간 30mg과 50mg의 용량으로 안전성, 내약성을 확인하고, 증상 개선에 따라 14일마다 반복투여 여부를 확인하는 오픈라벨(open-label) 임상3상(NCT03864614)의 중간 결과에서 두 용량에서 모두 초기 투여에서는 내약성 문제가 없었다고(well-tolerated) 발표했다.

주라놀론은 경구형 신경활성 스테로이드(neuroactive steroid, NAS) GABAA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인자(positive allosteric modulator, PAM)다. PAM은 GABA 수용체의 염소이온 친화도를 높여 신경이 흥분상태로 가는 것을 저해한다. 세이지는 기존 표준치료제인 모노아민(monoamine) 기반 항우울제가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주라놀론이 빠르게 작용하고(rapid-acting) 2주의 투여기간을 가진 치료제 후보 물질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세이지는 지난해 11월 바이오젠(Biogen)과 주라놀론 및 본태성떨림(essential tremor, ET) 치료제 후보물질 ‘SAGE-324’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위해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바이오젠은 계약금으로 현금 8억7500만달러와 지분투자로 6억5000만달러를 세이지에 지급했으며,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16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계약은 주라놀란과 SAGE-324의 미국 안에서 손익을 두 회사가 50:50으로 나눠가진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주라놀란에 대한 일본과 대만, 대한민국을 제외한 미국 외 지역에서 개발 및 상업화 권리는 바이오젠이 가지게 됐으며, 10-20% 수준의 로열티가 세이지에게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