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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큐알, RNA기반 ASO후보물질 실명 치료 가능성 확인
입력 2018-12-20 07:05 수정 2018-12-20 07:05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네덜란드 프로큐알 테라퓨틱스(ProQR Therapeutics)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10(Leber Congenital Amaurosis 10, LCA10) 치료를 위해 후보물질 ‘QR-110’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 1/2상(PQ-110-001) 중간 결과를 Nature Medicine에 게재했다고 발표했다. 논문은 임상에 참여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페렐만의대(Perelman School of Medicine) 샤이에 눈 연구소(Scheie Eye Institute) 연구진이 제출해 17일 게재됐다.
LCA10은 소아에서 심각한 형태로 빈번하게 나타나는 선천성 유전질환이다. LCA10을 앓는 환자 대부분은 초기에 시력이 떨어지고 몇 년 안에 시력을 잃게 된다. LCA10을 발병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빛을 신호로 변환하는 망막 뒤쪽의 두 종류의 광수용체 세포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EP290(ciliopathy gene centrosomal protein 290) 유전자의 돌연변이다. ‘p.Cys998X 돌연변이’ 또는 ‘c.2991+1655A>G 돌연변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프로큐알은 LCA10 환자에게 RNA 기반 치료제 후보물질 QR-110을 적용해 p.Cys998X 돌연변이를 교정함으로써 환자의 시력 상실을 느리게 하거나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고안했다. QR-110은 광수용체에서 CEP290 유전자 돌연변이를 줄이는 RNA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로, '5-GGUGGAUCACGAGUUCA-3’ 서열로 구성된다. QR-110은 CEP290 pre-mRNA의 26번 인트론(intron)에 있는 엑손 스플라이싱 증폭인자(Exonic splicing enhancer, ESE) 내 서열에 결합해 RNA 스플라이싱 과정을 조절한다. 그 결과, wild-type mRNA 전사체를 증가시켜 기능적인 CEP290 발현을 늘리겠다는 목적이다.
PQ-110-001 임상 1/2상은 6세~17세의 소아 환자 5명, 18세 이상의 성인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환자는 한쪽 눈에 80μg(부하 용량 160μg) 또는 160μg(부하 용량 320μg)의 QR-110을 3개월 간격으로 1회 유리체내 주사(intravitreal injection)해 총 4회 투여받는다. 임상은 미국 아이오와대학(University of Iowa), 펜실베이니아대학 샤이에 눈 연구소, 벨기에 겐트 대학병원(Ghent University Hospital)에서 시행되고 있다.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QR-110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 2차 종결점으로 시력(BCVA), 이동성, 전장 자극 검사(Full field stimulus testing, FST), 안구 불안정(Ocular instability, OCI), 광간섭 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 동공 빛반사(Pupillary light reflex, PLR) 등과 같은 안구 질환의 임상 종결점을 통해 시각 기능과 망막 구조의 회복 및 개선도를 평가했다.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QR-110으로 치료받은 눈은 첫 주사 후 3개월차에 빛을 평균 6배 이상 감지할 수 있었다. 환자 절반이 글자를 읽거나 검정색과 흰색 바의 방향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개선했다. 파란색과 빨간색의 자극 검사를 통해서도 광수용체의 기능이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첫 주사 3개월 후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고, 임상 환자의 삶의 질 변화도 평가 중이다.
프로큐알은 QR-110으로 진행 중인 PQ-110-001 임상 1/2상을 곧 완료하고, 2019년 상반기에 ILLUMINATE 임상 2/3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LLUMINATE 임상 2/3상에서는 하나 혹은 두 개의 p.Cys998X 돌연변이로 인한 LCA10 환자 30명을 등록해 12개월 동안 QR-110의 효능을 관찰할 계획이다.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시력과 이동성을 확인할 예정이며, 임상은 북미 및 일부 유럽 국가의 임상센터에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은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의 룩스투나(Luxturna)는 ‘RPE65 유전자의 결함’으로 인한 LCA에만 효과가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LCA 치료에는 적용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