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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척수주사형' 졸겐스마 환자모집 중단
입력 2019-10-31 13:43 수정 2019-10-31 13:43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노바티스(Novartis)의 척수성근육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 성분명: onasemnogene abeparvovec-xioi)’가 최고가 논란, 데이터 조작 파장에 이어 부작용 문제까지 나타나며 잇단 악재를 겪고 있다.
'척수주사형' 졸겐스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노바티스는 제2형 척수성근육위축증 환자의 수막공간내투여(intrathecal administration, IT)하는 임상1/2상(STRONG, NCT03381729)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동물실험에서 염증 관련 부작용으로 신경 손상이 발견되어 환자모집을 중단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바티스는 정맥주사(intravenous injection, IV)로 투여하던 졸겐스마를 수막공간내투여하는 척수주사형으로 개량했다. 정맥주사제의 경우 혈관을 타고 이동하며 전신에 작용해 약효를 낼 수 있지만,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과 혈액-뇌척수액 장벽(blood-cerebrospinal fluid barrier, BCSFB) 장벽 통과율은 낮다. 이 때문에 중추신경계를 표적하는 치료제 가운데 장벽 투과율이 낮은 치료제는 수막공간 안에 주사한다.
척수주사의 경우 신경에 중추신경계에 약물이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약물에 의한 신경 손상으로 마비 증세나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척수주사형 졸겐스마도 이 부작용을 피하지 못했다.
전임상시험으로 진행된 동물실험에서, 노바티스는 졸겐스마를 수막공간내투여받은 동물의 배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a, DRG)에 염증이 생겨난 것을 발견했으며, 염증으로 인한 신경 퇴행 또는 소실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2형 척수성근육위축증 환자에게 척수주사형 졸겐스마를 투여하려던 STRONG 연구 환자모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부작용에 대해서, 노바티스는 정맥주사형 졸겐스마와는 관련이 없는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노바티스는 2018년 4월 아벡시스(AveXis)를 87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졸겐스마를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했다. 기존 척수성근육위축증 치료제인 바이오젠(Biogen)의 ‘스핀라자(Spinraza, 성분명: nusinersen)’는 14일간 초기 3회 투여 후, 30일이 지나고 4회차 투여를 해야한다. 이후 4개월에 한 번씩 유지치료를 받는다. 반면에 졸겐스마는 단 1회 투여로 척수성근육위축증을 치료하기에, 많은 이목을 받았다.
졸겐스마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를 승인받았다. 졸겐스마의 판매가는 212만5000달러로, 현재까지 전 세계 최고가의 단일 치료제다. 하지만 졸겐스마는 판매 승인부터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노바티스는 졸겐스마의 가격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임상경제검토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 ICER)가 평가한 비용-효율성 임계치 범위 안에 있는 가격이며, 스핀라자로 10년간 치료하는 비용인 약 410만달러보다 오히려 50% 정도 저렴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이 지난 후, FDA는 졸겐스마의 신약승인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에 조작된 실험 결과가 포함됐다고 발표하며, 졸겐스마는 다시 파장을 일으켰다. 피터 마크(Peter Marks) FDA 바이오의약품 평가연구센터(CBER) 책임자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신약승인신청서에 포함됐던 쥐 실험 결과가 직원에 의해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과 조작 사실에도 불구하고, FDA는 졸겐스마가 시장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조작은 동물실험 결과에만 있었을 뿐, 척수성근육위축증 환자에게 효과를 보인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FDA의 발표가 있던 날, 노바티스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결과는 초기 제품 테스트에만 사용됐으며, 현재 판매 중인 제품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