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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중증 코로나19 치료 "68% 증상개선"

입력 2020-04-12 07:02 수정 2020-04-13 17:2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북미·유럽·일본 의료진, 코로나19 환자 53명에 치료목적 투여결과 NEJM에 게재..사망 13%로 타연구 대비 낮은 사망률 주목..대조군 없고 짧은 추적관찰기간 등 한계

길리어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다수의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치료목적으로 사용한 결과가 공개됐다. 전체 환자(53명)의 68%(36명)가 증상(oxygen-support class)이 개선됐으며 47%(25명)는 완치돼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렘데시비르 투여환자의 사망률이 13%(7명)로 다른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미국 'Cedars–Sinai Medical Center'를 비롯해 캐나다, 유럽(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일본 의료진들은 10일(현지시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지원으로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연구결과(Compassionate Use of Remdesivir for Patients with Severe Covid-19)를 국제학술지 NEJM에 발표했다(doi: 10.1056/NEJMoa2007016).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 중단한 항바이러스제로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에 가능성 있는 약물로 주목받으면서 현재 미국 등 글로벌과 중국 등지에서 대규모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 다수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용 의약품인 렘데시비르를 치료목적으로 긴급사용한(Compassionate Use) 결과를 취합, 분석한 결과로 공식 임상 연구가 아니어서 대조군 설정 등을 통한 통계적 유효성, 안전성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약물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마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연구팀은 올해 1월 25일부터 3월 7일까지 렘데시비르 치료를 받은 중증(혈중 산소 포화도 94% 이하) 코로나19 환자 53명(미국 22명, 유럽과 캐나다 22명, 일본 9명)을 분석했다. 전체로는 총 61명이 투약을 받았지만 연구 데이터가 부족(7명)하거나 투약오류(1명)가 확인된 8명은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 분석 환자 중 30명(57%)은 삽관을 통한 기계호흡(mechanical ventilation), 4명(8%)은 ECMO(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를 착용한 위중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에 첫째날 렘데시비르를 200mg를 정맥투여한 이후 최대 9일간 매일 100mg씩을 추가 투여했으며 최대 28일간(평균 18일) 환자들의 증상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특히 연구팀은 렘데시비르 투여 후 6개의 임상지표(①퇴원 ②입원, 비산소치료 ③입원, 저유량 산소치료(low flow) ④입원, 고유량 산소치료(high flow), 비침습(비삽관) 기계호흡 ⑤입원, 침습(삽관) 기계호흡 or ECMO ⑥사망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53명 중 36명(68%)은 증상(oxygen-support class)이 개선됐다. 특히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25명(47%)이 퇴원했다. 하지만 8명(15%)은 증세가 악화됐으며 이중 7명(13%)은 사망했다.

구체적으로 (삽관) 기계호흡(ECMO 포함) 치료를 받던 중증 코로나19 환자 34명 중 19명(56%)은 인공호흡을 위한 삽관을 제거하고 비침습 기계호흡(3명, ④), 비산소치료(8명, ②) 퇴원(8명, ①) 단계로 증상이 완화됐다. 하지만 9명(26%)은 침습 기계호흡(⑤)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6명(18%)은 사망(⑥)했다.

또 비침습 기계호흡(④) 치료를 받던 7명 중 5명(71%)은 퇴원(①)한 반면 1명(14%)은 삽관을 통한 기계호흡(⑤)으로 악화, 1명은 사망(⑥)했다. 입원해 저유량 산소치료(low flow)를 받던 환자 10명(③)은 모두 퇴원(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코로나19 환자 32명(60%)에서 장기능 장애, 저혈압, 설사 등을 확인했는데 이중 12명(23%)은 패혈성 쇼크, 급성 신장손상,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심각한 반응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4명(8%)의 환자는 렘데시비르 투여를 조기에 중단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망률 13%(침습적 치료환자 사망률은 18%)는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중국의 여러 임상연구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사율은 17~78%를 오갔다. 특히 중국 우한에서 201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 치사율은 22%, 침습적 기계호흡 치료환자 치사율은 66%에 이르렀다(doi:10.1001/jamainternmed.2020.0994)"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치사율 위험도 증가와 관련된 요인으로 70세 이상의 연령(HR vs <70: 11.34; 95% CI, 1.36, 94.17)과 신장 기능 저하를 나타내는 높은 혈액 내 크레아틴 수치(HR per mg/dL: 1.91; 95% CI, 1.22, 2.99)를 꼽았다.

연구팀은 다만 이번 연구의 한계점으로 ▲소규모 환자그룹 ▲짧은 추적관찰기간 ▲대조군이 없다는 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바이러스양을 측정하지 못한 점 등을 설명했다.

조나단 그레인(Jonathan D. Grein) 미국 'Cedars–Sinai Medical Center' 박사는 “현재 데이터만으로는 확실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렘데시비르를 사용 후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관찰된 효과는 희망적"이라면서 "이를 확실하게 검증하기 위한 렘데시비르의 통제된(controlled) 임상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드라드 파시(Merdad Parsey) 길리어드 최고의료책임자는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결과는 고무적이지만 또한 제한적"이라면서 "몇 주안에 초기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렘데시비르의 여러 임상을 진행 중으로 가능한 신속하게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