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韓 신약역량, 5년후 글로벌수준 근접할 것”
입력 2016-06-16 10:29 수정 2016-06-16 11:11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향후 5년 정도가 지나면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량이 글로벌 수준에 충분히 도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만난 이관순 사장(56)은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대형 신약기술 수출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한국 제약산업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에 ‘막연한 희망’으로 들렸던 ‘글로벌 신약 개발’이 실현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는 점 또한 수확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의 신약 수출성과가 ‘한미약품만의’ 결과일 뿐 전체 국내 제약업계의 위상과는 무관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기도 한다. 아직까지 한미약품 이외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신약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관순 사장의 시각은 달랐다. 이 사장은 “많은 바이오벤처를 비롯해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 연구·개발(R&D) 잠재력은 매우 높다. 지난 몇 년간 상당수 기업들의 R&D 역량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국내 기업들의 R&D 잠재력을 보면 글로벌 기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이 사장은 “약 5년 전부터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량이 몇 년내 글로벌 수준으로 충분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한미약품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들의 R&D 역량이 괄목한만한 성장을 했다”고 진단했다.
경쟁업체를 칭찬하기 위한 ‘립서비스’는 아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0년 외부 유망신약을 발굴하기 위해 eR&D(External R&D)팀을 꾸려 지속적으로 국내 기업과 연구진이 보유한 신약 과제를 검토해왔다. 한미약품 입장에서 먼저 제안하고 싶은 신약 과제도 적지 않다는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다만 신약 과제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R&D 전략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과거에는 제약사들이 단순히 R&D 비용을 얼마나 쓰느냐를 중요하게 판단하는 분위기가 컸다. 시장에서의 판단은 냉정하다. 이제는 R&D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효율적인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 시장에서도 자신감을 찾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폐암신약 ‘올리타’의 국내 허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본격적인 신약 제약사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의 1호 신약인 올리타는 국내제약사가 내놓은 첫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이 사장은 “사실 그동안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는 클린 영업으로 내수 시장에서 부진했다. 앞으로는 시장성 있는 신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고 기대했다.
이 사장은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업 도약을 확신했다. 그는 ”지난해 신약 과제 7개를 기술수출했는데, 2개만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해도 글로벌 기업으로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