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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 레터]대사와 면역, 항암에 미치는 영향은?
입력 2021-06-02 10:30 수정 2021-06-02 14:40
최용빈 객원연구원
20세기 초반 오토 와버그(Otto Warburg)는 암세포가 산소호흡이 아닌 해당 작용(Glycolysis)을 통해 ATP를 생성한다는 와버그 효과를 발표하였고, 이후 최근까지 암세포의 독특한 대사 특성을 대표하는 기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상세포와 달리 무분별한 증식과 생장을 반복하는 암세포의 물질대사는 저 산소(Hypoxia), 저 양분, 산성, 면역 억제성 대사물질(Suppressive metabolites)의 분포 등의 종양내 대사환경(Metabolic environment)을 조성하게 된다.
이러한 암세포의 활발한 대사는 주변의 산소를 고갈시키고, 포도당 등의 에너지원을 활발히 소모함과 더불어 젖산 등의 대사 산물을 통해 산성의 환경을 조성하게 되는데, 암세포 및 종양미세환경의 일부 세포들은 이러한 종양내 대사환경에 저항성을 갖지만, 항암면역 반응에 중요한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 lymphocytes) 및 활성 면역세포들은 종양내 대사환경에서 활성을 잃거나 고갈(Exhaustion)양상을 보임이 알려져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CAR-T세포를 활용한 면역 항암치료는 가히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꾸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암환자들에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종양미세환경 내 여러 요인이 면역 항암치료 효능을 감소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면역 항암치료 요법의 병용 치료 등의 전략이 전임상 및 임상시험에서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종양미세환경의 대사적 특성은 항암면역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오랫동안 보고되어 왔음에도 최근의 면역 항암치료에 있어서는 그 영향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보고된 바에 따르면 암세포의 활발한 대사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젖산이 종양미세환경의 산성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세포독성 T세포 등의 활성 T세포(Effector T cells)의 암세포 사멸 기전(Cytolytic mechanism) 및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고 면역 억제능을 갖는 M2 타입 대식세포(M2 macropahge) 및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 Treg)의 분화를 촉진함이 밝혀졌다. 특히 이들 면역조절 세포들은 베타 산화 등의 기전을 통해 종양미세환경의 저 포도당, 저 산소 환경에서도 활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보고됨으로써 종양미세환경의 대사적 특성이 단순히 활성 T세포의 암세포 사멸 저해를 넘어 면역조절 세포를 통해 암세포의 면역 회피에 기여함이 밝혀지고 있다[1].
종양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의 암세포들은 매우 이질적(Heterogeneous)인 유전자 및 단백질, 표면 수용체의 발현 양상을 나타내는 데, 특히 이들 개별 암세포의 대사적 특성 또한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이 최근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종양 내에서도 특정 영역은 에너지원을 활발히 소모하여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가 많이 존재하는 반면 다른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분열 및 대사가 활발하지 않은 암세포들이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종양내 암세포의 이질적인 물질대사능은 종양내 부위에 따라 상이한 영양분(Nutrient) 분포 및 산소 농도 조성을 야기하게 되는데, 이는 종양내에서 산소 농도가 극히 낮은 저 산소 포켓(Hypoxia pocket)이 형성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저 산소 포켓 주변의 세포들은 혈관생성인자를 분비함으로써 이들 부위로의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데, 불규칙하게 형성되는 저산소 포켓을 따라 종양 내부의 무분별한 혈관 생성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생성된 혈관들은 종양내 이질적 대사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반복을 통해 종양내 대사환경은 ‘암세포-친화적’, ‘면역세포-비친화적’인 환경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2,3]....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