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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 레터]CMO의 덕목에 대한 고찰
입력 2021-02-19 09:45 수정 2021-02-19 09:45
김형순 알파링크 부사장
바이오의약품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의 투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최근에 위탁생산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선진국들의 예를 살펴보면, 자체 생산능력의 유무를 떠나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 위탁생산 전문기업)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는 개발된 바이오의약품의 time to market이 빠르며, 안과용 같이 적응증에 따라 특화된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대량공급이 중요한 경우에 대형 CMO들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임상용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CMO 생산시설로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인천 송도)의 구축을 비롯하여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GMP공장(대전) 등을 건설하여 바이오의약품 관련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바이오의약생산센터를 설립하여 바이오의약품 CM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백신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생물실증지원센터(전남 화순)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경북 안동)를 2020년 말에 준공하여 시범 위탁생산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업 차원에서는 선견지명이 있는 바이오기업에서 위탁생산 전문기업을 창업하여 지금은 세계 최고의 생산능력 및 품질보증시스템을 보유한 위탁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의약기업 및 바이오기업의 수주 제품에 대한 CMO 수요를 모두 충족시켜 2020년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공사례를 창출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세포치료제 CMO 전용의 위탁생산 전문기업도 등장하였으며, 생산능력이 조금 여유있는 기존 의약회사 공장에서도 품앗이 차원으로 CMO를 하겠다고 손을 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새로이 가깝게 다가온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CMO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선진국에서 오래 전부터 성장해 온 CMO들로부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기업과 남다른 CMO로서의 덕목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비밀 보장성(confidentiality)이다. 위탁생산을 위해서는 위탁자가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tech transfer) 생산을 하게 되는 것이 필연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CMO는 이전받은 개발기술에 대한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 CMO는 이전된 기술은 물론이고, 위탁 프로젝트 명칭과 위탁자명조차도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프로젝트를 보호하기 위해 알파벳 또는 숫자의 조합을 쓰고 있기도 하다.
두번째, 독립성(independence)이다. 비밀 유지를 위하여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일부 CMO의 경우, 이러한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장도 하지 않고 있다.
세번째, 비경쟁성(non-competitiveness)이다. 향후 위탁자와 제품으로 경쟁하는 위치에 있지 않을 비경쟁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체적인 제품을 가지지 않음으로서 개발 기술에 대한 비밀도 보장하고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만약 CMO가 신약을 포함하여 제품을 가지게 되면, 분사하여 순수한 CMO로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
CMO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덕목들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 하에서 한국의 CMO들은 글로벌 기본 덕목을 충족하고 있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CMO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운영실적도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글로벌 기준에도 철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