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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 상업화’ 페어, 자산매각 ‘단 600만弗!’ 시사점은?
입력 2023-05-30 14:56 수정 2023-05-30 15:08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디지털치료제(DTx) 시장을 연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파산후 경매에서 600만달러 남짓한 가격에 모든 에셋들이 팔렸다. 페어의 부채 3200만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페어가 지금까지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약 4억달러. 페어의 플랫폼 기술과 에셋들은 4개 회사에 쪼개져 매각됐다.
앞서 페어는 여러번의 구조조정을 거친 끝에 결국 지난달 챕터11에 따른 파산신청을 했으며, 이어 지난 19일(현지시간) 법원서류에 따르면 경매에서 하베스트바이오(Harvest Bio), 녹스 헬스그룹(Nox Health Group), 클릭 테라퓨틱스(Click Therapeutics)과 국내 회사인 웰트(Welt) 등 4개의 입찰자가 페어의 자산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결정은 22일 최종승인되면서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페어는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DTx 치료제를 승인받은 이후 3개 제품을 출시한 회사이며, 허가에 이어 임상결과를 근거로 DTx의 메디케이드(Medicaid) 보험환급 경로도 개척해왔다. 이뿐만 아니라 DTx 제품에 보험코드(HCPCS code)를 부여받고, 약국을 통한 보험적용 경로를 개척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최초의 타이틀을 달았다. 이를 기반으로 불과 1년반 전만 하더라도 페어가 스팩합병(SPAC)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할 당시 밸류가 16억달러로 책정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업계는 이번 총 매각 규모가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넘어 허무하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페어의 성장과 실패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지만, 아직까지 DTx가 의료진과 환자, 보험사가 치료제 개념으로서 시장을 변화시키고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단순히 앞서가는 선발주자가 망했으니,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열렸다는 장밋빛 낙관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