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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제친 바이오 투자..'양'과 '질' 모두 좋아졌다
입력 2016-11-07 09:21 수정 2016-11-07 09:2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미 투자 의향을 밝힌 곳이 여럿 있지만 우리 기업의 성장을 적극 후원할 좋은 투자자를 찾기 위해 새로운 곳을 물색하고 있습니다."(바이오벤처 A사 대표)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규투자 규모로는 부동의 1위였던 'ICT' 분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가 늘다보니 '보통주 증자' 등 좋은 조건으로 투자받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바이오 신규투자, ICT 넘어섰다
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설 벤처투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벤처캐피탈의 바이오·의료분야 신규투자 규모는 3432억원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다. 부동의 1위인 ICT 제조·서비스의 3371억원(22.8%)을 넘어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벤처캐피탈 신규투자에서 ICT제조·서비스 5482억원(26.3%)으로 바이오·의료분야 투자금액인 3170억원(15.2%)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1년만에 역전됐다. 바이오 투자는 3분기만에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벤처캐피탈의 신규투자는 줄어들었지만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신규투자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벤처캐피털은 867개사에 1조 4815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동기(789개사, 1조 5583억원)와 비교하면 4.9% 줄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술력 있는 초기 바이오벤처기업의 등장과 인식전환, 높은 투자 수익률로 인해 바이오·의료 업체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센터는 특히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상장한 제노포커스가 800%에 달하는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바이오 벤처기업의 투자 수익이 높은 수준”이라며 “비슷한 시기 코스닥에 상장한 펩트론의 경우 투자한 벤처캐피털 대부분이 10배 정도의 수익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베스트나 KB인베스트먼트 등의 벤처캐피탈은 초기 바이오기업 전용펀드를 조성하거나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B아닌 보통주 투자..좋은 투자자 고르기도
투자가 늘면서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바이오기업들이 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기업들은 투자자를 고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툴젠은 최근 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R&D를 위한 자금 100억원을 확보했다.
흥미로운 것은 투자자들이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아닌 보통주를 신규 발행하는 조건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CB, BW의 경우 채권과 주식의 두가지 성격을 모두 갖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투자방식이다.
생물정보 바이오업체인 천랩 역시 최근 보통주 신규 발행조건으로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CB 역시 기업에 유리하게 결정되고 있다. 테고사이언스는 마곡산업단지 R&D 센터 신축을 위한 시설투자 및 설비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50억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사채의 표면 이자율 및 만기이자율은 0.0%이며 만기일인 2021년 10월 21일까지 별도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조건이다.
맹필재 충남대 교수(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장)은 "바이오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벤처캐피탈이 일반 투자자와 동일한 보통주 신규발행에 투자하는 등 투자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미약품 임상 중단 사태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지만 글로벌 트렌드가 바이오에 있는데다 다른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바이오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