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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혈액제제 美 진출 지연..'효능ㆍ안전성은 합격'

입력 2016-11-23 10:02 수정 2016-11-23 10:02

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FDA, IVIG-SN 제조공정 보완 지적..내년 이후 승인 전망

녹십자의 간판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제조공정 관련 보완사항을 지적받아 미국 시장 진출 시기는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FDA에 제출한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 신청서에 대한 검토완료공문을 통해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지적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녹십자가 지적받은 제조공정 보완은 경미한 부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최악의 조건에서 제품을 생산해도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가 FDA로부터 지적받은 제조공정을 개선하고 최종 승인 절차를 거치면 내년 이후에 IVIG-SN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이르면 올해 말 FDA 허가가 전망됐지만 미국 시장 진출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지연되는 셈이다.

제조공정 보완은 의약품 허가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변수다. FDA가 지난해 美 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체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자 가운데 승인 대신 검토완료공문을 받은 비율은 51.1%에 달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녹십자와 같이 제조 공정 관련 보완사항이었고, 나머지는 제품 자체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 이슈가 제기된 경우였다.

제조 공정 관련 이슈로 최종 승인을 못 받는 사례는 흔치 않다. 통상 해외 진출이 좌절되는 경우는 효능을 입증 못했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의 안전성 유효성 관련 원인이 많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다. 국내 시장과 중남미 및 중동에서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다.

다만 IVIG-SN이 FDA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은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녹십자 측은 “제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FDA 측의 문제 제기는 없었다”면서 “이 부분은 녹십자가 FDA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춘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기업 중에서도 FDA로부터 혈액분획제제의 품목허가를 받은 적은 아직 없다.

녹십자는 북미 생산거점으로 캐나다에 약 1870억원을 투입해 혈액분획제제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미국시장 진출 채비도 마친 상태다.

녹십자는 현지 유통업체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지난 2010년 ASD 헬스케어와 3년간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의 유통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임상시험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지난해 9월 MOU를 해지했다. 현재 ASD헬스케어를 포함해 다양한 업체와 유통 제휴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게 녹십자 측 설명이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최종 허가 획득을 위해 해야 할 남은 과정이 매우 뚜렷해졌다”며 “허가 과정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동시에 미국 현지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