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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설문]韓바이오, 2025 올해의 인물 ‘서정진·김용주’

입력 2025-06-17 09:04 수정 2025-06-17 09:35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9주년 CEO 설문②]"6년만의 '첫' 1위 변화" 김용주 대표, 서정진 회장과 공동 1위..국내 바이오텍 삼총사 '리가켐·에이비엘·알테오젠' CEO 영향력 "계속 확대"..CEO 영향력 판단 이유 '성과와 비전' 비중 63%까지 높아져..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도

[창간설문]韓바이오, 2025 올해의 인물 ‘서정진·김용주’

▲왼쪽 위부터 서정진 셀트리온(Celltrion) 회장,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LegoChem Biosciences)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 박순재 알테오젠(Alteogen) 대표, 고한승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미래사업기획단장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에 6년만에 첫 변화가 생겼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2019년부터 1위를 지켜오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로 바이오텍 영역에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LigaChem Biosciences) 대표가 공동 1위로 치고 올라왔다.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2위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 3위 박순재 알테오젠(Alteogen) 대표가 나란히 선정됐다. 영향력이 있는 인물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했으나, 업계내 바이오텍 CEO 리더십이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인물 영역에서 상위권에 꼽히는, 이른바 '바이오텍 삼총사'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CEO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5.5%에서 올해 46.25%로 증가했다.

그 배경을 보면 지난 1년동안 이들 바이오텍은 불황 속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국내 업계에서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의 불씨를 남아있게 하면서 몰락을 방어하는 가장 큰 근거가 됐다.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잇따른 사업개발(BD) 딜이다.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딜을 통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를 동력으로 신약개발 영역에서 새로운 모델을 모색해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BMS와 버텍스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과 딜을 체결한 오름테라퓨틱(Orum Therapeutics)의 이승주 대표도 새로운 인물로 등장했다.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아직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의견도 10%(8표)로, 지난해 8.2%(6표)에 이어 여전히 높게 나왔다. 이번 설문에서 영향력있는 기업영역에서 ‘아직 없다’라는 답변이 2개 집계된 것과 대비돼, 바이오 업계에서 리더십을 보여주는 인물에 대한 갈증이 더 큰 것으로 읽혔다.

바이오스펙테이터(BioSpectator)는 15일 창간 9주년을 맞아 제약·바이오기업 CEO 79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과 인물’과 그 이유에 대해 물었고, 앞서 기업에 이어 영향력 있는 인물을 조사했다. 대형 제약사의 경우 주로 R&D 총괄(R&D head)이 설문에 참여했고, 인물 항목에서는 중복응답 1건(총 80표)을 포함해 집계했다.

韓 바이오파마 CEO 79인이 뽑은 ‘영향력 있는 인물’

서정진 회장은 올해 21표(26.3%)를 받으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공동 1위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가 올랐다. 2위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10표(12.5%), 3위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가 6표(7.5%), 4위로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이 3표(3.75%)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 질문으로 ‘해당 인물을 선정한 가장 결정적인 요소’를 묻는 질문에, ‘비전 및 성과’가 63.3%(50표)로,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라이선스딜, 임상개발 성과, 매출 등이 중요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음으로 ‘비즈니스 역량’이 15.2%(12표)로 집계됐고, ‘사이언스 역량’ 5.1%(4표), ‘CEO 평판’ 3.8%(3표) 등이 꼽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제약·바이오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비전 및 성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고(54%→63.3%), 나머지 영역은 비율이 줄었다. 그 외 주관식 답변으로 금융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며 ‘한국 바이오는 더이상 정부지원금으로 성장하는 영역이 아닌, 자본시장의 선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창간설문]韓바이오, 2025 올해의 인물 ‘서정진·김용주’

각 인물별로 보면, 올해에도 1위에 오른 서정진 회장이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이유로 ‘성과 및 비전’이 16표로 가장 높았고, ‘비즈니스 역량’은 5표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2가지가 주된 이유로 꼽혔고,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선두주자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리더십이 여전히 주효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대비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지난 2020년 48.1%(1위)→2021년 53%(1위)→2022년 23%(1위)→2023년 38%(1위)→2024년 34%(1위)→26.3%(1위)의 추이를 보였다. 일선에서 퇴진했던 서 회장이 2023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영향력이 높아졌던 반면 바이오텍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면서 표가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아직 서 회장에 견줄 만큼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평가와, 이제는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서 다음 스텝을 보여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갈증이 혼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국내 바이오텍 맏형님인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가 공동 1위로 치고 올라왔다. 김용주 대표는 2023년 3위(8.5%)에 순위를 올린 이후 2024년 2위(20.5%)로 비중을 크게 올렸고, 마침내 올해 공동 1위(26.3%)를 기록했다.

김 대표가 영향력이 있다고 본 이유는 상대적으로 다양했고, ‘성과 및 비전’ 15표, ‘사이언스 역량’ 2표, ‘CEO 평판’ 2표, ‘비즈니스 역량’ 1표 등이 꼽혔다. 주관식 답으로 ‘사이언스에 대한 열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용주 대표는 2010년 리가켐바이오가 ADC 개발을 시작한 이후 글로벌에서 ADC가 성과를 내지 못하던 시기에도, '사이언스와 혁신'을 강조하며 굳건히 개발을 이끌어왔고 2010년대 후반 HER2 블록버스터 ‘엔허투(Enhertu, T-DXd)’를 필두로 한 ADC 붐이 일어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항암제 분야에서 ADC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리가켐바이오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도록 이를 이끌어온 리더십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오리온이 최대주주로 바뀐 이후에도 변함없는 R&D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이를 반영하듯 리가켐바이오의 주가는 최근 1년간 82.91% 올랐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에서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바이오텍과 활발한 라이선스인(L/I) 및 파트너십 딜을 체결하면서, 국내 업계에서 맏형님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위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0표(12.5%)를 받아 작년보다 영향력이 확대됐고, 지난 2022년부터 계속해서 상위권을 지켜오고 있다. 2022년 7.2%(3위)→2023년 11.3%(2위)→2024년 8.2%(3위)로 집계됐다. 두드러지는 변화는 영향력이 있다고 보는 이유로 ‘성과 및 비전’이 9표로 압도적이었고, ‘사이언스 역량’이 1표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두 영역이 동일 표로 집계됐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주요 영역 중 하나인 뇌질환에서 사노피에 이어, 올해 4월 GSK와 혈뇌장벽(BBB) 플랫폼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연이은 사업개발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1년간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244.19% 올랐다.

이 대표는 항암제 영역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의 속도에 발맞춰, 이중항체 전문성을 확장해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성장동력으로 이중항체 ADC를 키워드를 정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대표의 리더십 하에 지난해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해 어려운 국내 투자환경 속에서도 상장후 첫 자금조달로 14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임상개발을 위해 미국법인 네옥바이오(Neok Bio)을 설립했고, 연내 2가지 ADC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2여년전 사노피와의 딜에서도 빛을 발했던, 이 대표의 냉정한 판단력과 추진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3위에 오른 박순재 대표는 6표(7.5%)를 받았고, 지난해 6.8%(4위)와 비교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앞선 설문항목인 영향력있는 기업 영역에서도 알테오젠은 꾸준히 업계 영향력을 확대해오고 있다(9.5%→11%). 박 대표가 영향력이 있다고 선정한 이유는 ‘성과와 비전’ 3표, ‘비즈니스 역량’ 2표, ‘사이언스 역량’ 1표로 집계됐다.

박순재 대표는 업계 내에서도 비즈니스 감각이 탁월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보여주듯 할로자임(Halozyme)의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 제형변경 기술의 특허 이슈 가운데서도, 오히려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와 추가 딜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사업개발 형태를 기존의 타깃 중점에서 제품으로 진전시켜나가고 있다. 알테오젠은 한때 할로자임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뚫고들어온 후발주자였지만, 이제는 ADC까지 적용 영역을 넓히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다. 사업개발 영역에서 박 대표의 집요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4위로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이 3표(3.75%)를 받으면서, 지난해 5위(5.5%)에 이어 계속해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향력이 있다고 보는 이유로 ‘성과와 비전’ 2표, ‘CEO 평판’ 1표가 집계됐다.

올해 4월 고 단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13년만에 물러난 이후에도 그의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고 단장은 글로벌 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회를 읽는 능력이 탁월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한국바이오협회장으로 3번째로 연임됐으며, 바이오 산업계내 연대와 협력을 강화한 리더십이 인정받았다.

이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Samsung Biologics) 대표,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Hanmi Group) 회장도 각각 2표씩 도출됐다.

존림 대표는 2021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글로벌 탑 CDMO 회사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어오고 있고,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매출 4조5000억원을 기록했고, 연 누적 수주금액은 5조원을 돌파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기존 항체기술에서 분해약물-항체접합체(DAC)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회사를 빠르게 피봇(pivot; 방향전환)하면서, DAC 선두 플레이어로서 BMS, 버텍스와의 딜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리드 DAC 프로그램의 임상개발을 중단하고, 후속 DAC 기술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결단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22년 타계 이후에도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계속되고 있다. 임 회장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도 'R&D 명가' 한미약품의 DNA를 만든 인물로, 글로벌에서 내로라하는 빅파마와 딜을 체결하면서 지금의 국내 업계에서 바이오텍 붐을 만든 인물이다.

그밖에 1표를 받은 인물 5명이 있었으나 집계에서는 제외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창간 9주년 설문 참여 기업들>

GC녹십자, JW중외제약, 나손사이언스, 넥셀, 넥스아이, 뉴라메디, 대원제약, 대웅제약, 듀셀, 루닛, 리가켐바이오, 머스트바이오, 메디치바이오, 메디픽, 바오밥에이바이오, 부스트이뮨, 뷰노, 사이러스테라퓨틱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양바이오팜, 셀트리온, 씨어스테크놀로지, 아벨로스테라퓨틱스, 아밀로이드솔루션, 아이디언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아이진, 알지노믹스, 알테오젠, 앱클론, 앱티스, 업테라, 에스케이바이오팜, 에이비엘바이오, 에이치케이이노엔, 에이치비엘, 에이프릴바이오, 에임드바이오, 에프엔시티바이오텍, 엔게인, 엘마이토테라퓨틱스, 오름테라퓨틱, 온코닉테라퓨틱스, 와이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 유빅스테라퓨틱스, 유한양행, 이뮨앱스, 이엔셀, 인세리브로, 인투셀,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입셀, 제넥신, 종근당, 지노믹트리, 지놈앤컴퍼니, 지투지바이오, 진에딧, 진코어, 카나프테라퓨틱스, 큐로셀, 큐리언트, 큐어버스, 테라베스트, 테라펙스,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티움바이오,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페프로민바이오, 펠레메드, 프로젠, 프리클리나, 피노바이오, 한미약품, 현대약품 등 79개 기업(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