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본문

[기고]『아웃포스트』, 신약개발 최전선을 기록하다

입력 2025-10-30 08:38 수정 2025-10-30 11:38

장우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80주년기념사업추진단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x바이오스펙테이터 공동기획의 "값진 결과물"..산업의 본질을 일깨우는 기록이자, 대한민국 신약개발의 현주소와 미래를 단단히 증언하는 보고서

[기고]『아웃포스트』, 신약개발 최전선을 기록하다

▲장우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80주년기념사업추진단장이 지난 24일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새책 『아웃포스트-누가 한국에서 신약을 개발하는가』는 제약바이오산업 최전선에서 신약개발에 매달리는 연구자 18인의 이야기다. 이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동안 신약개발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짧게는 신약개발의 치열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고 길게는 제약바이오산업의 내일을 내다볼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은 우주개발에 비견된다.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며 수많은 실패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탐험의 끝에는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새로운 행성이 기다리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은 명운을 걸고 실패를 견딘다. 막대한 자원과 리스크를 감내하며 미래를 향한 집념으로 단 한 발짝을 내딛는 일, 이것이 신약개발이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웅장하지 않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처럼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

이 책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바이오스펙테이터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사업의 대주제인 ‘도전과 혁신의 80년 100년을 향한 도약’을 가장 잘 구현한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신약개발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꽃이지만 그 치열한 과정이 일반의 언어로 번역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산업 안팎의 사람들이 함께 읽어야 할 값진 기록이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기획력과 필력, 그리고 빼어난 콘텐츠 네이밍으로 과업을 완성했다. 신약개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 책이 사린가스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은 르포르타주였다면, 『아웃포스트』는 신약개발 현장에서 묵묵히 싸우는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로 잘 알려진 저자 김성민 바이오스펙테이터 수석기자는 전통 제약기업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현장의 연구자들을 만나며 인식을 새롭게 했다. 그는 하루키가 그랬듯, 연구원들을 어느 한쪽으로 유도하거나 평가하지 않았다. 그저 귀 기울였다. 그러자 대한민국 신약개발의 실체가 자연스레 드러났다.

책의 제목 ‘아웃포스트(Outpost)’는 출판의 목적과 내용을 응축한 이름이다. 산업의 최전선에서 불확실한 미래와 싸우는 연구자들, 그들을 ‘전초기지의 병사들’로 비유한 이름이다. 제목이 곧 책의 방향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참 잘 지어졌다.

일반인 누구나 우주개발의 역사를 읽듯, 『아웃포스트』를 펼치길 바란다. 이 책은 산업의 본질을 일깨우는 기록이자 신약개발의 현주소와 미래를 단단히 증언하는 보고서다. 신약개발의 전초기지에서 싸우는 이들이 결국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의 미래를 열 것이다.

[기고]『아웃포스트』, 신약개발 최전선을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