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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기존AI 넘어", 美유방암 검진 '플랫폼 선두' 전략은?
입력 2026-03-16 08:10 수정 2026-03-16 09:42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김기환 루닛 전무(CSG 그룹장)
루닛(Lunit)은 앞으로 2~3년간 미국 유방암 검진 시장에서 선두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전력을 가하고 있고, 연내 ‘루닛인사이트 리스크(Lunit INSIGHT Risk)’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유방암 검진 시장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유방암 위험도 예측 영역으로 넓혀가기 위한 것이다.
이제 루닛이 볼파라헬스 테크놀리지(Volpara Health Technologies)를 인수해 미국 유방암 검진 시장에 들어간 지 2년반이 돼 가고 있는 시점이다. 그동안의 루닛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라는 인상이었다면, 유방암 검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회사로서의 전환이다.
김기환 루닛 암진단(cancer screening group, CSG) 그룹장(전무)은 바이오스펙테이터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이 비즈니스를 해보면서 결국에는 하나의 기능(제품)만 가지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보호받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약 분야에서는 특허로 몇 년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과 다른점”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AI 암진단 솔루션은 FDA 허가를 받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CPT(current procedural terminology) 코드가 생겨 보험수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결국엔 경쟁자가 따라오게 돼 있다. 가격 경쟁 이외 차별점을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그렇기에 시장에서 정말 지배적인(dominant) 플랫폼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무는 “기존의 영상의학과 의사의 암 판독을 보조하는 시장에서 탈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 속에서 루닛이 미국 유방암 검진 시장에서 타깃하는 영역은 명확하다. 첫 번째는 병원의 유방암 검진 전반에서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기존 볼파라의 제품이 포지셔닝하고 있는 영역으로 현재 루닛의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방촬영술(mammography) 이미지에서 암을 찾는 루닛인사이트MMG 제품도 미국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이다. 둘째, 기존에 없던 영역으로 유방촬영술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5년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장이다. 루닛인사이트 리스크가 타깃하는 시장으로, 병원 입장에서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추가 검사를 진행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유방암 검진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김 전무는 “미국의 유방암 검진 시장 규모는 86억달러 규모로, 일본을 포함한 다른 시장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며 “인구수도 “인구 수도 많지만, 검진 과정 하나하나에 수가가 적용돼 최소 25만원 수준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높다”고 말헀다.
지금까지 AI 영상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유방촬영술에서 암을 찾아 의사가 판독하는 것을 보조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김 전무는 “유방암 검진 시장에서 의사가 암을 판독하는 행위에 매겨지는 시장 규모는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장에서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대부분은 다른 질환을 진단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가 확장하는데 그쳤다.
또다른 영역은 운영(workflow) 효율성을 높이는 쪽이다. 의사 이외 인력이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 이미지 질(quality)을 관리·감독하고, 촬영 오류를 낮추고, 유방암 검진 운영에 필요한 규제 과정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편리하게 예약을 할 수 있게 하는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 김 전무는 “미국 유방암 검진 시장의 규모가 큰 다른 이유로, 규제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제출해야 되는 서류가 많다”며 “관리감독 체계가 굉장히 빡빡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나 AI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루닛이 진출해 있는 영역으로, 김 전무는 “볼파라의 기존 제품은 유방암 검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에 해당하는 비즈니스를 해온 것”이라며 “기존에 수작업으로 해야했던 일들을 자동화 소프트웨어가 대체하면서 매출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것이, 루닛이 경쟁에서 유리한 지점이기도 하다. 김 전무는 “루닛은 현재 미국에서 유방암 검진 전반에 걸쳐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객을 갖고 있다는 것이, 경쟁사와 비교한 가장 큰 차별성”이라며 “이전에는 암을 찾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AI 스타트업이 경쟁사였다면, 이제 유방암 검진 전반과 관련된 인프라를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경쟁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유방암 검진 분야에서 선두적인 위치에 있고, 이 성공을 어떻게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인가가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먼저 루닛은 파운데이션 모델서비스(foundation model services, FMS)을 구축하고 있다. 김 전무는 “병원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10% 마진을 남던 것을, 30% 마진으로 만들 수 있거나, 운영효율을 높여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다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의사가 하고 있는 일을 더 많이 도와줘야하고, 뭘 더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라며 “예를 들어 의사가 판독문을 쓰는 것을 대신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할 수 없었지만, 딥러닝 시대에 핵심 기술이 나오고 파운데이션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나오면서 실현가능성(feasibility)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먼저 사용자의 니즈가 더 큰, 흉부 엑스레이 솔루션에서 판독문 생성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파일럿(pilot)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이르면 올해만에서 올해말에서 내년 매출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유방암 위험도를 예측하는 ‘루닛인사이트 리스크’의 상용화다. 지난해 4월 FDA 혁신의료기기(breakthrough device)으로 지정돼, 피드백을 받고 있다. 연내 시판승인을 받아,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김 전무는 “기존에도 개인의 위험도, 임상적 지표, 나이, 성별, 가족력 등 여러 가지 여러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유방암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며 “그러나 잘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볼파라도 기존에 ‘리스크 패스웨이(risk pathways)’를 보유하고 있고, 무료로 개개인의 유방암 위험도를 평가하는 소프트웨어다. 고위험군으로 도출될 경우 일차진료의사(primary 1차진료의사(primary care physician, PCP)를 통해 추가 MRI 촬영을 하거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 병원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김 전무는 “유방암 검진은 미국 시장에서도 굉장히 성공적인 암검진 프로그램으로, 그 다음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더 앞 단계로 오게 되는 것”이라며 “예방이라는 것 자체가 정말 잘 사는 선진국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미국도 이제 예방에 투자하는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면에서 AI가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 생기고 있다. 김 전무는 “최근 5년 사이 학계에서 AI가 유방촬영술 영상 이미지에서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패턴을 보고, 유방암 위험도를 더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에는 30세 이전에 10~20개의 항목에 답해야하는 번거로운 방식으로 사실상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면에서 AI는 추가적인 절차없이 유방촬영술 촬영을 하면, 간편하게 유방암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고, 최소한 기준 위험도 예측 모델에 비해 좋다는 컨센서스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볼파라의 리스크 패스웨이 제품과의 시너지도 기대한다. 김 전무는 “두 제품이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패키지 형태로 상호보완적인 비즈니스로 만들려고 한다”며 “차이점으로 기존의 유방암 위험도 예측 모델은 가족력, 유전적 요소 등으로 평생의 위험도를 보는 값이라면, AI 소프트웨어는 1~2년마다 촬영을 하면서 위험도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내년에 꼭 촬영해봐야겠다는 식으로 환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검사의 의미나 활용도가 다르며, 병원 입장에서는 추가 절차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제 시장도 열리기 시작했다. 경쟁 제품으로 지난해 5월 클라티티(Clairity)가 FDA로부터 유방촬영술 이미지에서 AI 툴을 기반으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패턴을 확인해, 5년후 위험도를 예측하는 ‘클라리티 브래스트(Clairity Breast)’ 제품에 대해 최초로 시판허가를 받았다.
김 전무는 “클라리티는 단일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루닛도 이전 단일 제품으로 비즈니스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며 “병원에 성능 등 측면에서 어필할 수 있지만, 설령 구매자가 공감한다고 해도 소프트웨어를 교체하고, 계약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병원 입장에서도 AI를 설치하고 도입하고 싶은 상황에서 하나의 계약서와 플랫폼 안에서 여러 제품군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한다. 큰 병원일수록 이러한 움직임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단기적인 목표에 대해, 김 전무는 “향후 2~3년 동안은 유방암 검진 플랫폼을 강화하고, 고객이 락인(lock-in)되게 만들고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독점에 가까운 환경에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外 시장 ‘B2G 전략’서 기회.."3~5년후 활발한 적용 기대"
루닛은 미국 외 시장에서는 기업-정부간 거래(B2G)로 기회를 보고 있다. 김 전무는 “유럽이나 다른 국가에서 큰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방향이 맞고, 계속해서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애초 미국과 다르게 헬스케어 시스템 자체가 정부 주도로,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근 루닛이 국가단위, 주정부 등과 암검진 프로그램에 대해 체결하는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김 전무는 “이전에는 학계에서 최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기관들이 채택하다가, 최근에는 보건사회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전반이 커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고다. 회사가 기회를 만들기보다는 트렌드가 바뀌면서 기회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 이집트, 남미, 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계속해서 이니셔티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에 따라 우선순위로 가져가는 제품군이 다르다. 유럽은 AI 유방촬영술 분석솔루션 ‘루닛인사이트MMG’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았고, 중남미나 아시아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AI 흉부엑스레이 분석솔루션 ‘루닛인사이트CXR’에 대한 기회가 컸다. 김 전무는 “매출 단위가 병원 단위보다 크며,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정책적 또는 의료현장에 표준요법(SoC)으로 널리 사용되는 시기에 대해, 김 전무는 “조심스러운 부분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3~5년 후면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무조건 가는 방향이지만, 서서히 늘어날지 제이커브(J-curve)를 그리며 급격하게 증가할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축으로는 사보험 의료(private health insurance)가 활성화된 미국 시장에서 비즈니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으로의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루닛은 지난해 5월 설립한 일본법인 루닛 재팬(Lunit Japan)을 통해 직접판매(direct sales)를 시작하고 있고, 올해 현지 사업 기반 구축해 2027년부터는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후지필름(Fujifil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시장 판매를 진행해왔고, 후지필름의 영업 채널과 상호 보완하는 구조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김 전무는 “미국과 유럽 이외 어느 지역에서 기회를 볼 수 있을까 고민했고, 중국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일본 시장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은 내시경 판독을 보조해주는 AI 소프트웨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시장이다”며 “루닛은 일본에서 유방촬영술 AI 솔루션 루닛인사이트MMG의 허가를 추진하고 있고, 허가 시점에 팀을 구축하고 투자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내년 루닛인사이트MMG의 일본 시판승인을 내다보고 있다.
루닛은 궁극적으로는 암진단이 사람의 개입없이 AI가 판독하는, 자율형AI(autonomous AI) 시장으로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가가 낮은 흉부엑스레이 분석솔루션 ‘루닛인사이트CXR’에서 더 기회가 빠르게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의사가 흉부엑스레이 분석에 투입하는 시간을 줄이고, 더 큰 수익이 나는 쪽에 역량을 투입할 수 있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도 유방암 검진이 자율형AI 방식으로 바뀔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김 전무는 “완전히 바뀌지 못하더라도 의존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테슬라와 비슷하다.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의지하고 있고, 그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김기환 루닛 전무 인터뷰 현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