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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생검 통한 암 진단, 그 발자취와 앞으로의 도전과제

입력 2017-06-28 16:49 수정 2017-06-28 20:46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 판교 혁신신약살롱에서 강연

최근 세계경제포럼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는 전세계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아 앞으로 화두가 될 ‘2017 Top10 emerging technology’를 선정해서 발표했는데 그 첫번째로 꼽은 기술이 비침습적 액체 생검이었다. 고통스러운 조직생검을 대체한 액체생검이 빠르고 쉬운 스크리닝을 통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27일 ‘액체생검과 정밀의료’를 주제로 판교 삼양 디스커버리센터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에서는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가 강연자로 나서 암 조기진단에 액체생검이 적용되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과 앞으로 남아 있는 과제 등에 대해 설명했다.

20세기 중반, 체내 플라즈마에서 cfDNA(cell-free DNA)를 발견을 시작으로 환자의 혈액에 암 유발 cfDNA가 존재한다는 것과 다양한 암 마커가 발견되면서 체액에 존재하는 cfDNA를 분석함으로써 암을 진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김태형 이사는 “액체생검을 이용한 암 진단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것과 재발을 예측하기 위한 것, 치료제 적용 이후 모니터링을 위한 것 이렇게 세 가지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재발 예측과 치료제 모니터링 측면의 액체생검을 위한 기술은 완성됐지만 아직까지 조기진단을 위한 기술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진단이 어려운 이유로 “적은 양의 DNA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NGS를 이용해 수 천번에서 수 만번의 딥 시퀀싱 작업이 필요한데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NGS 역시 낮은 가격으로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암 조기진단 역시 몇 년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고위험군의 정상인에게서 암 유래 유전자를 검출, 조기진단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양한 글로벌 회사를 소개했는데, 높은 금액의 시리즈 펀딩을 받고 대규모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그레일(Grail)을 가장 주목할 회사로 꼽았다. 그레일은 현재 12만명의 유방암 고위험군 정상인을 최소 5년간 추적해 암이 발생한 대상자의 혈액 내 DNA를 분석하는 STRIVE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년에 10만명 중 650명이 유방암이 발생한다. 그러한 비율로 생각해보면, 10년 뒤면 그레일은 6500명 암 환자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의 암 환자일수록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4기 환자는 98%의 정확도로 검출이 가능한 반면, 1기 환자의 검사 정확도는 20%정도다. 따라서 다양한 분석 스크리닝을 종합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으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테라젠이텍스가 개발 중인 ‘온코체이서(Oncochaser)의 경우에는 DNA의 메틸레이션과 단백질 뿐만 아니라 VirusDNA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액체생검을 통해 나에게서 암 유전자가 발견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라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김 이사는 “그 유전자가 정말 암에서 유래된 것인지, 아니면 노화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철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행사에 참가한 문여정 인터베스트 이사는 “조기에 액체생검을 통해 암 유래 유전자가 발견된다고 해도, 기존의 진단법인 영상학적 방법 등으로 검출이 되지 않아 어디에 암이 존재하는지 모른다”며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레일, 테라젠이텍스와 같은 유전체 분석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병원 의료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