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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이노베이션 대표가 말하는 '코칭·멘토링의 중요성'
입력 2017-12-11 10:10 수정 2017-12-11 10:10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테크타임(Tech-time). 단 2년 반.’ 미국 바이오텍 아크투루스 테라퓨틱스(Arcturus therapeutics)가 처음 4만달러의 자금으로 창업해 20억달러의 딜을 성사하면서 회사를 위기의 극복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이다.
멜린다 리히터(Melinda Richter)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제이랩스(JLABS) 총괄 대표는 지난 8일 서울시와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공동주최로 홍릉 인근 서울바이오허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 행사에서 제이랩스 출신의 한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2013년 샌디에이고 JLABS 센터에 설립된 Arcturus는 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으로 지난 10월 B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J&J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후 비알콜성지방성간염(NASH), 감염성 질환, 낭포성섬유증 등 RNA 기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16억달러에 달하는 딜을 성사시켰다. 현재 Arcturus는 자체 파이프라인 10개 중 6개를 J&J, 다케다, Ultragenyx, Synthetic genomics, Cystic fibrosis foundation 등의 파트너사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리히터 대표는 “열정을 가진 평범한 두 젊은 청년이 있었다. 그들은 10여년의 오랜기간 동안 JLABS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어느 날 4만달러를 모아 일을 그만두고 RNA 기반 바이오텍을 창업했다. 사실 Arcturus는 J&J의 관심분야는 아니었으나 워낙 강한 열정을 갖고 사이언스 데이터로 증명했기 때문에 JLABS에서 시작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코칭과 멘토링을 통해 신약개발 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자금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줬고, 그들은 빠르게 회사를 발전시켜나갔다. 이후 Arcturus는 J&J와도 두 번이나 파트너십 체결을 맺었다”면서 제이랩스 출신 바이오텍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4만달러로 창업해 약 20억달러의 딜을 만들어내기까지 2년 반 밖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테크타임을 단축시키는데 교육이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리소스를 활용하고 멘토링을 받아 노력한다면 가능한 일이다”면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이랩스는 전세계 바이오벤처 육성과 협력을 위해 북미와 최근 설립한 중국 상하이를 비롯해 8개 지역에 존슨앤드존슨이 만든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기지다. 제이랩스에 입주한 바이오텍은 일정 사용료만 내면 사무실과 연구실, 기자재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텍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다방면의 분야에서 멘토링과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제이랩스는 존슨앤드존슨의 글로벌 혁신을 지속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그는 “혁신은 J&J에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는 리소스, 아이디어, 기술 등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만드는 것이다. 내부 R&D 팀의 성과만큼 중요한 것이 외부팀이다. J&J는 우리가 중심이 아니라 외부 팀이 중심이 되도록 그들의 독창성과 전문성을 살려 글로벌 혁신이 일어나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리히터 대표는 “특히 한국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세계가 배울만한 전문성이 바로 한국에 있다. 향후 연구와 혁신성에 있어 더욱 각광받고 주목하게 될 것이다”면서 한국의 바이오산업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대신 끊임없이 외부에 접촉하고 질문하라. 혁신은 최고의 과학에서 탄생한다.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면 외부에 질문하면서 아이디어가 맞는지 계속 검증하면서 발전시켜야한다. J&J는 바이오텍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필요한 리소스, 교육, 멘토링을 지원해 최고의 솔루션이 탄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조언했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은 서울바이오허브에 개소한 파트너링 오피스를 통해 기업의 글로벌 협업과 기술개발·혁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J&J가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고 있는 분야도 소개됐다. 리히터 대표는 “J&J는 제약, 의료기기, 소비자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제약분야에서는 심혈관 및 대사질환(당뇨, 혈전증), 면역(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 장지환, 건선), 염증성 질환 및 백신(간염, 호흡기 감염), 신경과학(기분 장애, 알츠하이머), 종양학(전립선암, 폐암, 혈액암)에 특히 집중해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J&J가 전세계 바이오·의료 분야의 혁신기술을 찾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한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의 최종 수상자도 발표했다. 수상기업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킨케어 기업인 지파워와 안과질환 치료 전문 의료기기 개발회사인 뉴아인이다. 각 7500만원의 연구지원금과 서울바이오허브에 2년간 입주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 받게 된다. 또한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과 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1년 간 멘토링과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파워는 피부 건강 측정 및 관리개선용 솔루션을 제공해 피부장벽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며, 뉴아인은 신경조정술 및 조직공학을 적용해 안구건조증, 눈 통증 등 안과질환 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회사다.
리히터 대표는 “이번 공모전은 10개국 32개의 기업에서 참가했는데 예선에 통과한 10개 기업중 7개가 한국 회사였다. 한국은 이미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곳이다”면서 “지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분야를 디지털 뷰티라 하는데 빠른 속도로 성장되고 있다. 안과질환 치료 의료기기 분야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우리와 함께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한창희 지파워 대표는 “사실 J&J의 공모전에는 두 번째 도전하는 거다. 처음에는 예선에도 통과하지 못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고 J&J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사업개발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할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기술, 과학부분 뿐만 아니라 상업화 여부와 성장계획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해야한다. 승패를 떠나 이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수 있으니 다른 분들도 끊임없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느낀 점을 공유했다.
김도형 뉴아인 대표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실 어려움에 많았다. 가치있는 일을 하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퀵파이어 챌린지에 도전하게 됐다. 희망과 열정이 세계를 구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