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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시마' 공세에 레미케이드 유럽서 2년만에 반토막
입력 2018-02-06 07:23 수정 2018-02-06 07:30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미국 머크(Merck)가 유럽에 판매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연간으로는 33%, 분기별(2년)으로는 반토막 수준이다. 셀트리온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이렇다할 대응도 못한 채 실적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5일 머크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레미케이드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8억 3700만 달러였다. 머크는 레미케이드를 유럽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실적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작년 3분기 잠깐 반등한 것 외에는 2년간 매출이 지속 감소했다. 2016년 1분기 3억 4900만 달러에서 작년 4분기 1억 8600만 달러로 46.7% 감소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공세를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셀트리온 램시마가 그 공세의 선봉에 선 바이오시밀러다. 램시마는 2015년 유럽 출시 이후 2년여만에 점유율 40%를 돌파했으며 현재는 약 50%(2017년 3분기 49%)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별도 재무제표)은 43.5%가 증가한 8289억원, 영업이익은 104.7% 증가한 517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시장에서는 유럽과 같은 드라마틱한 모습은 아니다. 레미케이드의 미국 판권을 가진 J&J가 선전하고 있어서다.
J&J 실적에 따르면 레미케이드의 작년 미국 매출은 45억 2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가 미국에 상륙한지 1년의 실적이다. J&J의 레미케이드 전체 실적(아시아, 중남미 등 판권 포함)은 63억 1500만 달러로 전년대비 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머크와 J&J의 실적을 합하면 매출은 71억 5200만 달러로 13.1% 감소했다.
하지만 레미케이드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유럽은 램시마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플릭사비(판매 바이오젠)까지 가세하면서 레미케이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플릭사비의 매출은 9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유럽 주요국가 지역단위 입찰(Tender)를 수주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할만하다.
미국에서는 램시마, 렌플렉시스(플릭사비 미국명)가 올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램시마는 작년 전년(1억 9200만 달러) 대비 118.2% 증가한 4억 1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J&J는 레미케이드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장기계약, 특별할인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점유율,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화이자는 작년 9월 J&J를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