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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R-Cas9의 진화..합성 가이드RNA로 정확도↑

입력 2018-04-26 06:19 수정 2018-04-26 07:0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김성근 서울대 교수팀 연구.."BNA, 분자의 구조적 유연성 줄어 특이성 향상"

국내 연구진이 3세대 유전자 교정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목표 DNA 염기서열에 달라붙는 가이드 RNA 중 일부를 가교 핵산(bridged nucleic acid, BNA)이라 불리는 합성 가이드 RNA로 치환해 특이성을 높인 것이다. 크리스퍼가 원천 특허 분쟁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후속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실제 산업에 적용가능하도록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

서울대 화학부 김성근 교수팀은 캐나다 앨버타대 바실 허버드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정확도를 대폭 향상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공동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표적이 되는 유전자가 담긴 DNA 가닥만을 선택적으로 잘라내는 효소로 암 및 혈우병 등의 유전 질환 치료를 위한 차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목표 DNA를 인식하는 '가이드 RNA(크리스퍼)'와 이를 자르는 효소 '카스9(Cas9)'으로 이뤄져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가이드 RNA라 불리는 짧은 RNA에 있는데 자연에 존재하는 가이드 RNA는 표적 DNA에 대한 특이성이 높지 않아 표적 DNA와 비슷한 염기서열을 지닌 유사 DNA까지도 자르는 낮은 선택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연구팀은 가이드 RNA 중 일부를 가교 핵산(bridged nucleic acid, BNA)이라 불리는 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로 치환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합성 가이드 RNA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편집 정확도를 시험관 수준, 그리고 세포 수준에서 모두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표적 정확도가 기존 대비 1만 배 이상 획기적으로 향상됐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한 단일분자 형광 분광법을 통해 BNA가 도입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표적 DNA가 아닌 유사 DNA와 결합했을 때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구조변화를 일으켜 카스9 핵산절단효소의 작동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BNA는 분자의 구조적인 유연성이 줄어들어 염기서열의 상보성이 완벽히 일치하는 RNA 혹은 DNA 가닥에만 보다 특이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BNA를 도입한 합성 가이드 RNA는 향상된 표적 정확도뿐만 아니라 생체 내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특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 실제 유전병 환자 치료에의 활용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