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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모, 1세대 유전자가위 1/2상 중간결과 '효과 미미'
입력 2019-02-12 07:05 수정 2019-02-12 07:15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미국 상가모 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가 뮤코다당증 신약후보물질 'SB-913' 임상 1/2상 중간결과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상가모는 1세대 유전자가위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inc finger nuclease) 원천기술을 이용해 희귀난치성 유전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유전자교정 기반 신약개발기업 중 파이프라인 개발속도가 가장 빨라 주목받고 있다.
상가모는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WORLD 심포지엄 2019’에서 SB-913(프로젝트명 CHAMPIONS)의 임상1/2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SB-913은 리소좀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분해되지 않고 축적, 체내 여러 기관에 침윤해 장기의 변형 및 기능부전을 초래하는 2형 점액 다당류증(MPS II, 2형 뮤코다당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1세대 유전자가위인 징크핑거 기술을 사용한 SB-913은 간세포의 특정 DNA를 절단하고 IDS(iduronate-2-sulfate)효소 유전자를 삽입, 효소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환자의 간세포에서 기능적 IDS 효소를 꾸준히 생산하면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을 분해해 체내 축적으로 인한 독성 작용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중간결과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6명 가운데 5명은 치료반응이 없었다. 고용량을 적용받은 1명만이 투약 이후 6주 동안 IDS 효소 활성이 기준점 대비 약간 증가(50nmol/hour/mL)한 수준을 보였는데 이는 기준점(10nmol/hour/mL)보다는 높지만 정상 범위(>82nmol/hour/mL)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나마도 6주 이후에 이식성 염증(Transaminitis)이 발생한 이후에는 수치가 감소해 마지막 검사 시점에서의 IDS 활성 수준은 14nmol/hour/mL에 그쳤다. 24주째 소변 내 글리코사미노글리칸 농도를 측정한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위안으로 삼을만한 것은 모든 대상자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발생한 부작용이 경증(Grade 1~2)에 그쳤다는 점이다. 상가모측은 이번 중간결과 데이터를 토대로 환자들에게 고용량의 SB-913을 투약해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SB-913의 임상1/2상은 저용량군, 중간용량군, 고용량군 등 3개의 모집군으로 대상자를 분류해 SB-913을 각각 투여하고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다. 일차종결점은 투약 후 최대 36개월까지 관찰하는 동안 치료 관련 부작용 발생 여부로 설정했으며 IDS 효소 활성, 소변 내 글리코사미노글리칸 농도, 기존 표준치료법인 ERT 치료 적용 빈도 등을 이차종결점으로 평가한다.
업계는 이번 중간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했다. 상가모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발표 직후(현지시간 7일) 30% 이상 급락했다. 상가모는 SB-913외에도 징크핑거 기반의 MPS I형(SB-318), B형혈우병(SB-FIX), A형혈우병(SB-525), 베타-지중해성빈혈(ST-400), HIV/AIDS(SB-728mR-HSPC) 1/2상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한편 상가모가 개발한 1세대 유전자가위 징크핑거 뉴클레이즈는 아연을 포함하는 단백질이 특정 유전자를 인식하고 이를 FokI 절단효소를 이용해 잘라 편집, 교정한다. 1세대 유전자가위 징크핑거는 3개의 bp(base pair)를 단위로 유전자 인식이 가능하다. 뒤를 이어 개발된 2세대 유전자가위 탈렌(TALEN)은 1개 단위로도 유전자 인식이 가능해 더 정확한 유전자 편집이 가능하다. 3세대 유전자가위는 박테리아에서 유래된 효소인 크리스퍼(CRISPR)를 이용해 간편하고 정확하게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