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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뇌전증신약 美 NDA 승인 '성공률 85%' 넘을까
입력 2019-02-13 09:53 수정 2019-02-19 17:51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미국 진출이 9부 능선에 다다랐다. 2001년 뇌전증 후보물질 탐색에 돌입한지 약 18년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NDA(New Drug Application, 신약 허가 신청) 제출 신약의 승인확률 85%를 통과하기 위한 마지막 키는 임상 3상 '안전성' 데이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23일 미국 FDA에 세노바메이트 NDA를 제출했으며 최근 심사가 시작됐다. 최종 허가 여부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약 10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쳐 올해 11월 21일 결정될 전망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작용기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뇌에서 흥분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Na+) 채널의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나트륨 이온 전류(persistent sodium current, INap)를 차단하고 동시에 억제성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GABA-A 수용체의 알로스테릭 활성화를 통해 신경 세포의 신경전달과정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뇌전증 약물로 알려져 있다. 뇌전증의 원인이 되는 흥분성/억제성 신호 전달과 관련된 두 가지 타겟을 동시에 조절해 신경세포의 흥분/억제 균형을 정상화 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를 통해 기존 약물로 치료효과를 보이지 못한 난치성 간질 환자의 치료를 목표로 한다.
세노바메이트는 2001년 후보물질 탐색을 시작해 2007년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신청(IND)을 승인받았다. 이후 2008년부터 건강인을 대상으로 임상1상을 완료한 후, 2015년 뇌전증 환자 대상으로 임상2상을 마치고 최종적으로 2018년 임상3상을 완료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기존에 진행된 두 번의 주요(pivotal) 효능 임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3상을 진행해 주목받았다.
실제로 세노바메이트는 임상 2a상에서 뇌전증 환자의 발작빈도 수를 50%이상 감소시켰다. 세노바메이트는 플라시보군과 차이가 34.1%까지 났으며, 절대적인 수치로 발작빈도를 55.6%까지 감소시켰다. 임상2b상에서 세노바메이트는 11~20%까지 발작증상을 완전히 없앤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임상 3상의 핵심포인트는 '안전성'이다. SK바이오팜은 FDA 권고에 따라 전세계 17개국 성인 1300여명을 대상으로 세노바메이트 안전성 확인을 위한 3상을 진행했다. 특히 중요하게 간주된 것은 대부분의 뇌전증 약물 복용시에 발생하는 호산구 증가와 전신성 증상을 동반하는 약물반응인 DRESS 증후군(Drug rash with eosinophilia and systemic symptoms syndrome)의 발생 여부였다.
드레스증후군은 일종의 약물 알레르기로 심각한 발진 뿐 아니라 급성간염, 신부전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뇌전증 치료제들의 흔한 부작용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세노바메이트 두건의 2상 에서는 총 3건의 DRESS 증후군 환자가 발생했다. 드레스증후군은 약물량, 투여량 조절에 따라 조절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이 작년 12월 2018 미국뇌전증학회 연례회의(AES Annual Meeting 2018)에서 발표한 임상 3상 자료에 따르면 연구진은 1~3개의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18~70세 사이의 간질환자를 대상으로 12.5mg, 25mg, 50mg, 100mg, 150mg, 200mg/일의 용량을 2주 간격으로 적용했다. 유지 단계(maintenance phase) 기간 동안에는 50mg/일씩 격주마다 용량을 증가시켜 적용해 400mg/일까지 증량 투약이 가능했다
총 1348명의 환자를 모집했는데 그 중 1037명이 28주간 세노바메이트를 복용했으며 273명은 임상 도중 치료를 중단했다. 114명(8.5%)에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련을 포함하는 부작용(SAEs)이 관찰됐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졸음, 어지럼증, 피로였다. DRESS 증후군은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감소된 첫 시작 용량과 2주라는 용량 적정기간이 DRESS 증후군 발병을 줄일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FDA는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신약 시판 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미국 바이오협회(BIO) 통계에 따르면 FDA에 NDA를 제출한 신약후보물질의 85%(전체 적응증)는 허가를 받았다. 신경/정신질환의 경우 86%다.
세노바메이트를 허가를 획득하면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판매를 진행한다. SK바이오팜은 독자적인 미국 판매를 위한 조직을 구축해왔다. 일본의 다케다제약은 1985년 애보트와 미국 현지 신약 마케팅을 위한 조인트벤처 'TAP Pharmaceuticals'을 출범시켰는데 이는 다케다가 글로벌제약사로 성장하는 촉매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 SK 역시 신약의 개발부터 유통까지 전담함으로써 글로벌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을 2020년 4800만달러에서 시작해 2024년에는 12억21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