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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첨복 신약센터 “타깃→후보물질 도출까지 공백 지원”
입력 2019-04-16 14:55 수정 2019-04-16 15:01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국내 신약개발의 기술적 데스 밸리(death valley)라고 하면 타깃에서 후보물질을 도출, 최적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연구자와 기업이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대구 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의 역할이다”
손문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만남에서 신약개발지원센터를 ‘Medivalley’라는 명칭을 붙인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구 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는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과정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초기 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에 집중해 이를 위한 요소 기술을 통합적으로 지원해 신약개발의 효율을 높인다.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는 첨단장비와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2014년부터 실직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해 2016년부터 매년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화합물 신약을 최적화하는데 필요한 생물리구조분석, 분자설계, 의약합성, 약효평가, 약물동태 평가, 독성평가 등 6개 분야에 대한 기반기술을 구축하고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연구자, 기업, 병원 등의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구 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는 약물 타깃과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저분자화합물 절편을 엮어 새로운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FBLD(fragment based lead discovery) 플랫폼을 구축했다. 약 3000종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센터는 다양한 생물리분석기술과 X-ray 등을 이용한 구조분석기술을 통해 단백질-화합물 간의 3차원적 구조를 분석하고 초기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손 센터장은 “우리 센터가 갖추고 있는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 기기의 경우에는 수많은 조건에 맞춰서 아주 적은 양의 시료만으로도 결정을 형성시켜 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작은 크기의 물방울에서 결정이 만들어지는 것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X선을 통해 분석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3년간 28건의 단백질-화합물 3차원 구조 분석을 완료했다. 센터 측은 평균적으로 결정을 확보하는데 1~2개월이 소요되고 2~3개월안에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빠른 시간안에 신속한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타깃과 반응하는 절편들을 구조적 형태로 결합시켜 후보물질로 만드는 분자설계 과정에서는 인실리코 스크리닝을 이용한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현재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실리코 분자설계 서비스에 더해 곧 인공지능(AI)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손 센터장은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수행한 전임상 동물실험의 결과와 인체 대상의 임상시험 간에 중개 연구가 매끄럽지 않은 경우,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증가하게 된다”며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한 방법으로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한 3차원 오가노이드 모델을 차세대 기술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 줄기세포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약물 유효성 평가 범위를 확대하고 동물모델 대비 인체 모사 기능을 반영할 수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검증을 위해 수행한 연구에서 임상에 실패한 물질의 심독성(cardiotoxicity)을 발견해내는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손 센터장은 “최적화라는 것은 약효와 독성, 안전성, 약동학적인 모든 요소를 고려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다. 구조적 분석부터 독성평가까지 기반 기술을 모두 보유한 대구 신약개발지원센터는 후보물질 최적화라는 분야에 있어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대구 첨복단지 신약개발센터는 2014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후 주로 항암, 대사질환, 중추신경계(CNS) 질환 등의 분야를 연구했으며 2016년부터 미분화 갑상선암 후보물질(케미메디), 급성골수성백혈병 후보물질(파로스IBT), 뇌암 줄기세포 표적치료제, 치매 치료제 선도물질(보로노이), 간암 표적치료제(이뮤노포지), 암 줄기세포 유효물질(파이메드바이오) 등을 기술이전했다. 센터측은 현재 40여건의 신약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후보물질이 기술이전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후보물질들은 오는 7월 열리는 ‘인터비즈 2019’에서 소개될 전망이다.
동아제약, 동아ST 등에서 30년간 합성신약을 연구해온 손문호 센터장은 신약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진행해 본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고 산업에 기여하고자 대구 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장 자리에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 센터장은 “신약개발지원센터는 연구자, 병원, 제약사 등 다양한 고객이 합성의약품 초기 개발에 있어 취약한 분야를 보완하는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최근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목받고 있는데 합성의약품과 관련해 최적의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가 되는 것이 우리 대구 신약개발지원센터의 미션이자 목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