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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버드, TDT치료제 ‘진테글로’ 판매가 157.5만유로
입력 2019-06-19 16:20 수정 2019-06-19 17:07
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전세계에서 2번째로 비싼 치료제가 나왔다. 미국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가 유럽시장에서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진테글로(Zynteglo, 이전 LentiGlobin)’가 그 주인공이다.
블루버드의 진테글로는 이번달 초 12세 이상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Transfusion-dependent β-thalassemia, TDT) 환자의 유전자 치료제로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4일 유럽에서 판매될 진테글로의 가격이 157만5000유로(약 177만달러, 약 21억원)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아 전세계 최고가(212만5000달러)로 판매되는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에 이어 2번째로 비싼 치료제가 됐다.
블루버드는 노바티스의 졸겐스마 판매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진테글로는 환자에게 1회 투약되며 처음 31만5000유로를 지불한 이후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계속 나타나면 매년 31만5000유로씩 총 5년에 걸쳐 분할 지불하는 옵션이다. 블루버드는 진테글로의 FDA 판매승인도 내년 중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은 희귀 유전성 혈액질환인 베타-지중해성 빈혈 중 가장 심각한 유형으로, 헤모글로빈의 감소 또는 결핍을 유도하는 ‘베타-글로빈(β-globin)’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병한다. 건강한 적혈구 세포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심각한 빈혈이 따르고, 2주에서 5주에 1번씩 평생 수혈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반복된 수혈로 체내에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어, 철분을 제거하기 위해 철 킬레이션 치료(iron chelation therapy)를 추가로 받아야만 한다. 공여자로부터 조혈줄기세포를 이식받아 치료하기도 하지만, 면역형이 일치하는 공여자의 세포로만 치료가 가능해 어려움이 따른다.
진테글로는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환자의 조혈줄기세포(HSC)에 베타-글로빈(βA-T87Q-globin) 유전자를 암호화한 자가 CD34+ 세포로, 단 1회 환자에게 투약하게 된다. 공여자로부터 조혈줄기세포를 이식받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장기간 관찰에 따른 치료 효능도 발표된 바 있다.
블루버드는 지난 14일 제24회 유럽혈액학회(EHA)에서 진테글로의 장기간 치료효능을 확인한 Northstar(HGB-204) 임상 1/2상(NCT01745120)의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했다. 특정 유전자형(β0/β0)을 보유한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 환자 10명과 β0/β0 유전자형을 보유하지 않은 환자 8명의 결과로, 전체 18명의 환자는 2년 임상을 마치고 LTF-303 장기 관찰 임상(NCT02633943)에 등록됐다.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에 대한 치료 효과는 환자의 체내 혈액세포 수를 유지하기 위해 환자가 수혈을 필요로 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평가되고 있다. 블루버드는 β0/β0 유전자형을 보유하지 않은 환자 10명 중 8명이 진테글로를 처방받은 후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Hb≥9g/dL)를 유지하며, 최소 10개월에서 최대 45개월동안 수혈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β0/β0 유전자형을 보유한 환자 8명 중 3명은 16.4개월(중간값)동안 진테글로에 지속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진테글로는 수혈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 외에도 겸상 적혈구 빈혈(Sickle cell anaemia, SCA) 치료제로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