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권기환 교수, 저비용 대량생산 '엑소좀 新플랫폼' 개발
입력 2019-12-11 09:26 수정 2019-12-19 09:29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먹고 바르는 엑소좀(exosome) 기반 유전자치료제.' 권기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가 개발한 범용성 엑소좀(exosome)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의 특징이다. 식품에서 추출한 엑소좀을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먹고 바르는 유전자치료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엑솔런스 바이오테크놀로지(Exollence Biotechnology)'를 창업했으며 지난 10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인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도 선정됐다.
권 교수는 오는 17일 오후 1시 30분 인터콘티넨탈호텔 서울 코엑스 회의실에서 열리는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에서 관련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 신청하면 권 교수와의 1대 1 파트너링도 가능하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60~100nm 크기의 나노입자로 세포간 정보를 전달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세대 약물전달기술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의 양이 너무 작은데다 높은 순도(purity)를 확보하기 어려워 대량생산(scale up)에 한계가 있었다. 높은 생산비용도 상업화에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심장내과 의사이면서 중개연구자이기도 한 권 교수는 식품에서 추출한 엑소좀을 사용해 약물을 안정적으로 운반하는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는 "시판된 저온살균 우유에서 추출한 엑소좀을 활용했다"면서 "siRNA부터 단백질, 플라스미드까지 높은 효율로 탑재 가능하며, 보다 균질한 품질의 엑소좀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권교수가 보유한 플랫폼 기술의 특징은 ▲효율적인 치료제 주입 기술 ▲저비용/대량생산기술이다. 치료약물을 엑소좀에 탑재하는 기술은 체외 충격파를 이용한다. 짧은 순간 고에너지의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효율적으로 치료제를 엑소좀에 탑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코디악 바이오사이언스의 탑재효율이 8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의 기술이 밀리지 않는다"면서 "우유에서 추출한 엑소좀의 안전성 역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 연구팀은 엑소좀을 마우스에게 경구 투여 후 살펴본 결과, 장을 포함해 간, 심장, 뇌까지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권 교수는 우선 엑소좀 플랫폼에 TNF-알파 발현을 억제하는 siRNA를 탑재해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TNF-α는 자가면역질환의 공통된 타깃 물질로 잘 알려져 있으며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그는 "TNF-α 계열 환자군 중 효과가 없어 이탈하는 환자군을 타깃으로 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면역반응 유도물질인 LPS로 활성화된 대식세포에서 증가한 TNF- α 발현을 TNF-α siRNA 탑재된 엑소좀으로 억제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 염증유발물질인 DSS(dextran sulfate sodium) 투여로 염증성 장 질환을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 TNF-α siRNA 탑재 엑소좀을 투여해 염증성 장 질환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권 교수는 "경구용 유전자치료제의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엑소좀 플랫폼 기반으로 희귀 난치성 질환, 유전질환, 면역항암제 개발에 적용 가능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