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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넥스, '제주 미니피그' 비임상CRO→이종장기 확산
입력 2020-09-08 13:52 수정 2020-10-06 15:32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크로넥스는 '제주 미니피그'를 활용해 비임상CRO와 생물종 유통, 그리고 생체재료/이종장기 분야로 사업을 확산하려는 바이오텍이다. 캐시카우를 확보하면서 R&D를 진전시키는 전략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1년 제주 미니피그 리서치센터(JMRC)가 완공되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영준 크로넥스 대표는 "비임상CRO에 우선 진출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열릴 이종장기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넥스는 손영준 대표가 2012년 설립했으며 2015년 코넥스에 상장했다.
◇크로넥스, 제주 미니피그+CRISPR-Cas12 기술력 보유
크로넥스의 첫번째 강점은 '제주 미니피그'다. 크로넥스의 제주 미니피그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등록된 국내 고유품종인 재주재래돼지에 기반한 의료용 미니피크로, 국내 관련 기업 중 유일하게 자체 미니피그 고유종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도, 제주대학교, 제주축산진흥원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인해 타국가의 유전자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원보유국의 승인절차가 필요하며, 이를 이용해 발생한 이익은 공유해야 하는 등 생물자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고유종을 보유한 크로넥스는 나고야의정서 이슈에서 자유로우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제주 미니피그는 소형종으로 무균화돼 있고 다산으로 대량 생산 가능한 장점도 가진다.
두번째는 미니피그를 기반으로 한 이종장기 R&D 기술력이다. 크로넥스는 미국 브로드연구소의 'CRISPR-Cas12'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해 면역거부 반응 유전자를 동시에 제거하는 미니피그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연구용을 넘어 상업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전자 교정 및 형질전환 미니피그 대량 양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비임상CRO/생물종 사업→이종장기로 확산
크로넥스는 제주 미니피그와 R&D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미니피그 등을 활용한 비임상 CRO사업과, 연구/실험용으로 공급되는 생물종 판매 사업, 그리고 생체조직/이종장기 분야다. 특히 비임상 CRO와 생물종 판매사업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해가며 이종장기 시대의 개화를 대비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먼저 비임상 CRO 사업과 관련해서는 중·대형 동물을 대상으로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과정에서 요구되는 유효성·안전성 평가를 위탁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니피그의 경우 사람과 해부생리학적으로 유사해 설치류 모델의 표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비임상 모델로 관심이 지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손 대표는 "국내에서도 미니피그를 이용한 실험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신약개발 중개연구에서 활용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물종 사업과 관련해서는 병성검증, 유전자 판별을 통해 실험동물로서 최적화된 형질을 지난 SPF(Specific Pathogen Free)급 미니피그를 공급하고 있다. 미니피그의 경우 사람과 장기 크기가 비슷하고, 인수공통전염병에서도 원숭이 대비 안전해 이종장기 공급원으로 연구개발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항암제 개발을 위한 PDX모델 등 고객맞춤형 질환모델 미니돼지 등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질환모델 미니피그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체재료의 경우 의료용 콜라겐, 동결건조 뼈 수복재, 피부재생용 무세포진피 등 ISO 인증 시설 및 무균 미니피크에서 채취한 고품질의 이종조직을 활용, 인체에 적합한 생체조직을 의료기기 제조사 및 의약업체에 원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각막, 췌도 등 글로벌하게 시도되는 이종장기 이식 시장을 위한 준비도 지속하고 있다. 크로넥스는 'CRISPR-Cas12' 유전자교정 기술을 통해 이종장기 이식시 면역거부반응 유전자를 동시에 제거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손 대표는 "현재 제주에 유전자형질전환, 이종장기이식용 미니피그 개발 연구를 장기간 진행한 팀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 국제학술지 등을 통해 연구성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종장기 이식이 현실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의 경우 이종장기 연구, 임상이 활발해지면 (생물종 공급에) 따른 매출 증대가 가능해 성과가 나올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올해 초 내놓은 2020 과학기술 트렌드에서 이종장기이식 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언스는 인간의 장기 및 조직을 돼지와 같은 동물의 것으로 대체하는 이종이식 분야는 크리스퍼 유전자편집기술을 통해 새롭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2015년 돼지 각막을 사람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으며, 미국, 일본 등에서도 돼지 장기를 이용한 이종장기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크로넥스, JMRC 건립..코스닥 상장 도전
크로넥스는 제주 미니피그 리서치센터(JMRC)를 오는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의회는 의결을 거쳐 제주축산진흥원내 부지 약 9600m²를 크로넥스에 제공했다.
JMRC는 미니피그를 1400두를 동시 사육할 수 있고 연간으로는 2000두 생산이 가능한 국내 최대 SPF(Specific Pathogen Free)/DPF(Designated Pathogen Free) 미니피크 생산/연구시설이 된다. 크로넥스는 여기에 형질전환 미니돼지/이종 생체재료 생산 연구실도 구축해 관련 연구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영길 크로넥스 부사장은 "현재 JMRC 건립을 위한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2021년 완공해 가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JMRC가 완공되면 제주 미니피그의 생산량이 크게 증대되는 만큼 비임상CRO부터 생물종, 생체재료 분야 모두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크로넥스는 지난 5년간 연평균 36%(매출기준)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38억원으로 JMRC이 건립돼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는 2023년에는 매출 2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21년 코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손영준 대표는 "크로넥스는 제주 미니피그와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생물자원을 응용,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