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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패러다임 '키트루다' '옵디보', 어떤 약이길래?
입력 2016-07-18 15:00 수정 2016-07-18 15:22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은진 기자
작년말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뇌로 전이된 악성흑색종에서 완치됐다는 소식은 국내 암 환자는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는 90세가 넘은 고령의 노인을 암에서 해방시켰다.
2013년 미국의 전문과학저널인 사이언스지는 올해의 연구로 면역항암제를 선정했다.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 6월 열린 암 연구 최대 학술행사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면역항암제 관련 발표가 집중됐다. 면역항암제가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것이다.
표적항암제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했다면 면역항암제는 신체의 면역기능을 높여 암세포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한다. 표적항암제와 달리 내성이 없으며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에도 사용 가능하다.
최근 주목받는 것은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로 국내 출시된 흑색종·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키트루다(MSD)와 옵디보(BMS)가 대표적이다.
◇내편인듯 내편 아닌 암세포, 복면을 벗겨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외부로부터 유입된 바이러스나 새로운 물질(항원)을 공격하는 '면역반응'을 갖고 있다. 암세포를 구분해 낼 수 있는 대표적인 면역세포인 T세포가 그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은 몸에서 암 세포가 나타나더라도 면역반응을 통해 효과적으로 암 세포를 사멸시킨다.
결국 암의 진행은 면역체계의 이상을 의미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T세포의 과다증식으로 인한 과다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면역검문 기전을 갖고 있다. 그 면역이 이루어지는 포인트를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이라고 한다. T세포 표면의 PD-1수용체가 세포가 방출하는 PD-L1 물질과 결합하면서 T세포의 과다증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문제는 암 세포가 이런 면역관문을 활용해 T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T세포에 의해 제거되지 못한 암세포가 변형을 거듭하면서 분비한 면역회피물질 PD-L1이 T세포의 PD-1이 결합해 면역기능이 억제되는 것이다.
결국 T세포는 과잉면역에 대한 억제 단계로 오인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스위치를 꺼버리게 되고 암세포는 면역감시에서 벗어나게 된다.
면역관문억제제의 원리는 암세포가 신체 면역체계를 교묘하게 속이지 못하도록 면역세포에게 암세포의 정체를 노출시킨다. 키트루다나 옵디보와 같은 약물이 먼저 T세포의 PD-1 수용체와 결합하면 T세포가 암을 인식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것이다.
◇ 면역관문억제제 열전, 키트루다 vs 옵디보
최근 주목받는 것은 PD-1 계열 면역항암제로 국내 출시된 키트루다와 옵디보. 키트루다는 2016년 5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국내 승인을 받았다. 단 PD-L1 발현율이 50% 이상 돼야 처방 가능하고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2차 치료제다.
키트루다는 처방 전 PD-L1 발현의 사전진단을 채택했다. 임상결과에 따르면 종양환자 샘플 중 66%에서 PD-L1 양성반응을 보였고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 중 28%가 PD-L1 발현률 50%이상을 나타냈다.
세계 최초로 PD-1 면역항암제 승인받은 옵디보는 2016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악성 흑색종 및 화학요법에 실패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옵디보는 PD-L1 바이오마커 발현율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6 ASCO에서 면역항암제는 단독투여보다는 표적항암치료제를 사용하면서 보조요법으로 면역항암제를 병용투여할때 효과가 높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키트루다를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카보플라틴과 페메트렉시드를 병용투여했더니 PD-L1발현과 무관하게 71%의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
그밖에도 로슈의 테센트릭이 PD-1 계열 면역항암치료제로서 지난달 5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최초로 방광암 치료제로 발매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학계에서는 면역항암제가 표적항암치료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률은 낮지만 감염, 폐렴, 설사 등 전신에 걸친 약물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상반응에 대한 신속한 처치와 적용 기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