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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섭 교수팀, '체세포→rCVT' 전환 "심장재생 치료"
입력 2021-09-14 16:54 수정 2021-09-14 17:48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일반 체세포를 심혈관 ‘조직’으로 직접 전환해 심장재생 치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그동안 재생능력이 없는 심장치료를 위해서는 이식수술 외 방법이 없던 상황에서, 새로운 접근법의 심장재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
윤영섭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교수팀과 미국 에모리대(Emory University) 연구팀은 일반 체세포의 하나인 섬유아세포를 직접전환 방법을 통해 주요 심장세포들과 세포외 기질을 보유한 ‘직접전환 심장유사조직(reprogrammed cardiovascular tissue, rCVT)’을 만들어 마우스모델에 적용해 심장재생 치료효과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IF 25.671)에 게재됐다(doi: 10.1038/s41551-021-00783-0).
심장마비는 세계 사망원인 1위 질환이자 국내 사망원인 중 2위이다. 심장은 재생능력이 거의 없어 손상정도가 심할 경우 심장을 이식하는 것 외에는 다른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기증된 심장의 수가 이식대기 환자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해 최근 세포치료법이 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이용한 심장재생 연구들이 보고되었지만 임상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치료법이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세포치료법을 이용한 심장재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심장이 여러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식된 세포들이 1~2주 이내에 거의 사라진다는 것이다. 심장재생을 위해서는 심근세포,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섬유아세포 등 심장을 구성하는 주요 세포들을 함께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식된 세포의 생존을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외기질과 함께 융복합 치료제로 이식해야 한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해 여러 세포를 각각 분화시켜 세포외기질과 혼합하는 융복합제제 방식이 시도되었으나, 이런 방법은 기술적, 경제적으로 현실성이 적고 종양 생성 등의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줄기세포가 아닌 일반 체세포의 하나인 섬유아세포를 주요 심장 세포들과 세포외기질을 한번에 만드는 ‘조직직접전환(Direct tissue reprogramming)’ 방법을 개발했다.
직접전환 방식을 통해 마우스 피부에서 분리한 섬유아세포에 microRNA 208과 BMP4, 그리고 수용성 비타민인 ascorbic acid를 넣고 특정한 조건에서 약 7일 이상 배양했을 시 섬유아세포가 심근세포,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및 세포외기질을 동시에 생성하는 패치 형태의 조직으로 변함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조직을 ‘직접전환심장유사조직(reprogrammed cardiovascular tissue, rCVT)’이라 명명했다.
연구팀은 직접전환 방법을 통해 생성한 심 장유사조직을 심근경색 마우스 모델의 심장 외벽에 직접 패치 형태로 부착해 치료효과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rCVT를 부착하고 12주가 경과한 이후 측정한 심근경색에 의한 손상정도(섬유화비율)가 대조군과 비교해 약 50% 이상 감소했다. 또한 심장조직을 16주에 걸쳐 검사한 결과 rCVT 내의 리프로그램된 세포들이 심장 내부로 이동해 내피세포와 평할근세포는 혈관을 형성하고, 심근세포는 16주 동안 성숙해 심장에 있는 정상 심근세포처럼 기능하며 심장재생에 기여했다.
윤영섭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한 종류의 체세포를 심혈관 조직으로 줄기세포 단계 없이 직접전환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섬유아세포에서 직접전환된 심장유사조직의 심장재생 치료 효과를 확인함에 따라 추후 심장재생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