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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알러지' 눈독, 엔테롬에 "계약금 4천만€ 베팅"
입력 2022-07-21 09:10 수정 2022-07-25 08:58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식품알러지(food allergies)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네슬레(Nestlé)가 프랑스 바이오텍 엔테롬(Enterome)과의 알러지 치료제 개발에 계약금 4000만유로를 베팅했다.
네슬레는 지난 2020년 최초의 땅콩알러지 치료제 ‘팔포지아(Palforzia)’를 개발한 에이뮨 테라퓨틱스(Aimmune Therapeutics)를 26억달러에 사들였다. 또 지난해에는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가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CDI(C.difficile) 치료제 후보물질 ‘SER-109’의 미국과 캐나다 상업화 권리를 5억2500만달러에 라이선스인(L/I)한 바 있다.
엔테롬은 18일(현지시간) 네슬레 자회사 네슬레 헬스사이언스(Nestlé Health Science)와 식품알러지·염증성장질환(IBD)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만 4000만유로이며 상세 계약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에 따르면 엔테롬은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로부터 계약금으로 4000만유로 규모의 현금과 지분투자를 받고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연구, 판매 마일스톤과 순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별도로 지급받는다. 엔테롬은 연구를 주도하고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까지 관련 비용을 부담한다.
엔테롬과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엔도미믹(EndoMimics) 기반 약물 ‘EB1010’을 공동개발한다. EB1010은 IL-10을 표적해 감소시키는 기전의 경구용 펩타이드로 식품알러지와 IBD를 적응증으로 내년 임상진입이 목표다. 또 식품알러지로 인한 염증(inflammation)을 낮춰주는 엔도미믹 기반 약물과 알러미믹(AllerMimics) 기반 신규 후보물질을 발굴 및 개발할 예정이다.
엔테롬은 2000만개 이상의 마이크로바이옴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비 펩타이드 또는 작은 단백질(small protein)을 발굴한다. 이후 약물 타깃에 따라 종양관련항원(tumor associated antigen, TAA)를 모방(mimic)한 온코미믹(Oncomimics) 플랫폼, 호르몬이나 사이토카인을 모방한 엔도미믹 플랫폼, 알러지를 유발하는 알러겐(allergen)을 모방한 알러미믹 플랫폼 등을 이용해 다양한 알러지, 면역질환,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엔테롬은 EB1010 이외에도 온코미믹 기반의 항암백신 ‘EO2401’과 ‘EO2040’ 등을 연구하고 있다. EO2401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와 부신종양(adrenal tumor)에서 발현되는 3개 종양항원 IL13Rα2, BIRC5/survivin, FOXM1의 에피톱에 대한 펩타이드 약물로 현재 BMS의 PD-1 항체 ‘옵디보(Opdivo, nivolumab)’와 병용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EO2040은 MRD(minimal residual disease)를 가진 재발성 대장암에 대한 항암백신으로 올해 3분기 임상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피에르 벨리샤르(Pierre Belichard) 엔테롬 대표는 “엔도미믹 플랫폼 기반 IBD 치료제 후보물질 EB1010을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개발 및 상업화하게 되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한스-유겐 뵐러(Hans-Juergen Woerle)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CSMO는 “전세계적으로 약 2억2000만명이 식품알러지를, 700만명 이상이 IBD를 앓고 있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미충족의료수요가 높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파리 소재의 엔테롬은 2011년에 설립된 바이오텍이다. 엔테롬은 지난 2020년 시리즈E로 4630만유로를 유치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1억1600만유로의 투자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