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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정보교류속도(velocity)가 신약개발 성공률 높인다"
입력 2016-11-24 08:38 수정 2016-11-24 08:38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돈 한푼 안 들이고 (신약개발) 생산성을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연구자간의 정보교류속도(velocity)를 높이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신영근 충남대 교수는 23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하이 코리아 인베스트 페어 2016' 행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신 교수는 미국 GSK, 제넨텍 등에서 오래 근무한 신약개발 전문가로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바이오벤처 창업하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신약개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도 성공률이 획기적으로 오르지 않는다.
신 교수는 "화이자 사노피 등 글로벌 빅파마는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평균 6조~7조원을 투입한다"면서 "생산성이 좋은 길리어드와 제넨텍의 경우도 1조~2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약 개발 투입 비용의 차이를 신약개발 생산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신약개발 생산성은 신약개발 관련 지식/정보(K)와 정보교류속도(V)를 곱한 결과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보교류속도다. 그는 "GSK의 경우 11만명에 이르는 연구원이 있지만 이들이 자신의 퍼포먼스만 중요하게 여기면 좋은 협업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반대로 지식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정보교류속도를 높이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신약개발 프로세스에서 각 스테이지의 전문가들은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임상 1상 등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서는 성과를 낸다.
신 교수는 "문제는 뒷단의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목표치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전임상 1상 까지는 무사히 끝나지만 결국 약효를 증명해야 하는 2b상에 가면 실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종의 폭탄돌리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글로벌 빅파마의 문제만이 아니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과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방면 협력을 활성화하는 모델이다. 신 교수는 "결론은 팀웍이다. 팀이 같은 목표아래 서로 믿고 협력해야 좋은 결과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넨텍 사무실 군데군데는 환자 사진이 있다. 연구원들에게 신약개발 동기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신 교수는 "환자를 위한 신약개발이라는 최종 목표를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