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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티스, 혈액기반 '프로테오믹스+AI' 암 조기진단

입력 2024-07-04 10:58 수정 2024-07-05 14:34

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프로테오믹스 기반 단백질 바이오마커 발굴 및 개발..지난 2019년 유방암 조기진단 ‘마스토체크’ 시판..후속 제품 췌장암, 난소암 조기진단 임상진행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

베르티스(Bertis)는 소량의 혈액에서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유방암을 진단하는 ‘마스토체크(MASTOCHECK)’를 상업화했으며 현재 췌장암과 난소암 분야로 진단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베르티스는 단백질체를 분석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imics)와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기반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기술을 결합해 발굴한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암 조기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는 “프로테오믹스 기술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혈액에서 암 조기진단과 동반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이용한 진단 솔루션을 개발중”이라며 “세계최초의 프로테오믹스 기반 유방암 진단솔루션 마스토체크는 2019년 국내 시판후 점차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테오믹스는 실제로 발현된 단백질의 기능적 형질을 반영한 질병의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 유전체학(genomics) 분야의 태동기와 유사한 프로테오믹스 분야는 지난 2020년 프로테오믹스 기업 씨어(Seer)의 나스닥 상장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또 지난해 올링크(Olink)가 써모피셔에 31억달러에 인수되면서 프로테오믹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르티스는 지난 2014년 한승만 대표와 박지원 최고재무책임자(CFO), 구인회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공동설립한 기업으로 2018년 8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2020년 시리즈A-1으로 156억원, 2021년 시리즈A-2와 브릿지로 각각 225억원과 5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올해에는 pre-IPO로 22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누적으로 총 731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현재 국내 유방암 분야 권위자인 노동영 서울대의대 교수이자 전(前) 대한암협회 회장이 공동대표(CEO)를 맡고 있으며, 유명희 박사가 최고과학책임자(CSO)이자 R&D 총괄을 맡고 있다.

베르티스의 핵심 제품은 프로테오믹스를 이용한 혈액기반 유방암 조기진단 솔루션 ‘마스토체크’와 단백질체 통합분석 서비스 PASS(Pan-omics Analysis Service & Solution)다. 마스토체크는 지난 2019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고 현재 전국 480여개 건강검진센터와 병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베르티스는 유방암 조기진단 제품외에도 난소암 조기진단 ‘오브체크(OVCHECK)’와 췌장암 조기진단 ‘판크체크(PANCCHECK)’의 연구개발도 진행중이다.

이들 암진단 솔루션은 베르티스가 구축한 단백질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베르티스는 프로테오ID(ProteoID)와 AI 기반 신규 단백질 발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테오ID는 가능한 많은 단백질의 질량분석(mass spectrometer)을 통한 데이터 구축, 재현성 있는 데이터 확보, 차별화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이며, 이와 연계한 신속한 분석절차로 바이오마커 개발기간을 50% 단축시켰으며, 경쟁기업 대비 원가를 10분의 1수준으로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또 단백질 분석법인 LS/MS(Liquid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통해 얻은 프로테오믹스 데이터에서 활용하지 못하던 데이터를 AI 모델을 이용해 분석, 질병상태를 진단하고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SAN(spectrum is all you need) 기술을 구축했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베르티스가 구축한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암 조기진단 솔루션에 대해 알아봤다.

마스토체크, 3개 단백질 바이오마커 기반 유방암 조기진단..”정확도 83.2%”

베르티스의 마스토체크는 혈액내에서 60만개의 단백질을 분석해 유방암과 관련있다고 알려진 CA1(carbonic anhydrase1), CHL1(nerual cell adhesion molecule like L1 protein), APOC1(apolipo-protein C1) 등 3개의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측정한 정량값을 고유의 AI 알고리즘에 대입해 진단하는 솔루션이다.

마스토체크는 미량의 혈액으로 1~2기 유방암 진단이 가능하며 특히 유방암 1기에 대해 83.2%의 정확도(AUC)를 보였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71.6%, 85.3%였다. 기존 유방암을 진단하는데 사용하는 표준은 맘모그래피(mammography) 방식으로 민감도와 정확도는 각각 63.0%, 71.3%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인 여성의 70~80%를 차지하는 치밀유방(dense breast)의 3~4등급에서 민감도와 정확도는 각각 59.2%와 69% 수준으로 떨어진다.

치밀유방은 모유가 만들어지는 유선과 이를 옮기는 유관 등 실질조직과 이를 둘러싼 지방조직으로 구성된다. 실질조직이 많고 지방조직이 적을 때를 치밀유방이라고 하며 유선 비율이 50%, 75%를 초과할때를 각각 3단계, 4단계 치밀유방이라고 한다.

한 대표는 “의료현장에서는 주로 맘모그래피와 마스토체크를 함께 사용하며 이럴 경우 전체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93.9%, 83.8%로 단독사용할 경우보다 증가한다”며 “2021년 1만건에서 지난해에는 485개 기관에서 10만건의 검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베르티스는 '사우디비전 2030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기업중 하나인 SVAX(SaudiVax)와 협약을 맺고 GCC(Gulf cooperation council) 지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베르티스는 지난해 10월 SVAX와 마스토체크 공급계약을 완료했으며 임상개발을 거쳐 런칭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우디비전 2030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경제 분야를 발전시키며, 국민의 삶의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SVAX는 사우디비전 2030 프로젝트에서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한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은 문화, 종교적인 이유로 유방암 검진 수검률이 8%대로 낮아 혈액기반 유방암 진단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외에도 싱가포르의 센트럴랩과 진단검사 기업과 마스토체크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동남아시아 검진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점점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베르티스는 마스토체크의 상업화 확장과 함께 보다 개선된 버전의 마스토체크2를 개발하고 있다. 마스토체크는 혈장(plasma)을 기반으로 하는데 국내외 일선 병원에서는 혈장보다 혈청(serum)을 더 많이 다루고 있어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스토체크2는 혈청을 사용해 분석하며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9개 사용해 유방암의 진단 정확도를 91.05%(AUC 0.9105)로 향상시켰다. 기존 마스토체크의 정확도 83.2%보다 개선된 결과다.

먼저 베르티스는 혈액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중 정량분석이 가능한 452종의 단백질과 이를 구성하는 852종의 펩타이드를 라이브러리화했다. 베르티스는 구축한 라이브러리와 유방암 환자(50개)와 정상인(50개)의 혈액샘플을 비교분석해 후보물질 30개를 선별했다. 베르티스는 더 많은 유방암 환자(96개)와 정상인(95개) 혈액샘플에서 LS-MS/MS를 이용한 단백질체 분석을 후보물질을 30개에서 16개로 줄였다. 이후 베르티스는 재현가능한 정량화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발현이 변한 9개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마스토체크2를 개발했다(doi: 10.1038/s41598-023-36159-4).

베르티스는 자체구축한 머신러닝(ML) 모델을 이용해 9개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유방암 진단의 정확도를 분석했다. 베르티스는 건강한 사람 187명과 유방암 환자 215명 등 총 402명의 샘플을 이용해 ML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들 ML 모델의 정확도는 0.88을 초과해 기존에 사용하던 CA15-3와 암배아 항원을 이용한 분자진단법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후 98개의 암환자 샘플을 추가해 ML 모델을 개선했으며, 그 결과 유방암에 대한 정확도는 0.9105로 확인됐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87.9%, 80.7%였다.

베르티스는 현재 마스토체크2의 확증임상을 완료하고 최종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고 있으며,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허가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난소암(HGSOC) 진단 위한 단백질 바이오마커 후보물질 발굴 과정(베르티스)

▲난소암(HGSOC) 진단 위한 단백질 바이오마커 후보물질 발굴 과정(베르티스)

18개 바이오마커 이용 난소암 조기진단 ‘오브체크’, “예측분석 모델서 정확도 95%”

베르티스는 혈액 기반 난소암과 췌장암 조기진단법도 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난소암 조기진단 오브체크는 18개의 바이오마커를 이용하며 1~3기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High-grade serous ovarian cancer, HGSOC)을 95%의 정확도(AUC 0.95)로 진단할 수 있다.

난소암은 부인과암 중 사망률 1위로 대부분 초기에 증상이 없어 환자의 70%가 3기이상 진행되어야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의 생존기간은 3기부터 급격히 감소해 1~3기는 5년 생존율이 60~74%인 반면 3기초와 말은 각각 41%, 23%, 4기는 1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은 지난 수십년간 치료로 인한 전체생존기간(OS)이 거의 개선되지 않은 암종으로 조기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법의 니즈가 높다고 베르티스는 설명했다. 특히 베르티스가 타깃하는 HGSOC는 가장 일반적인 난소암 유형으로 전체 난소암의 70%를 차지한다.

베르티스는 HGSOC 샘플 26개와 건강한 사람 샘플 24개를 이용해 단백질체 질량분석을 진행했다. 베르티스는 모든 샘플에 걸쳐 1847개의 단백질을 식별했으며, 이중 116개의 단백질이 HGSOC 환자와 건강한 사람 간에 발현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doi: 10.1021/acs.jproteome.2c00218).

이후 네트워크 모델링을 통해 HGSOC 샘플에서 보체 및 응고 캐스케이드, IGF 신호전달경로, TGF-β 신호경로 등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28개의 바이오마커 후보를 선별했다. 이중 7개는 단백질체 분석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21개의 후보물질 중 18개이 건강한 성인과 HGSOC 환자 샘플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p<0.05).

베르티스는 18개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예측모델 분석결과 민감도와 특이도 각각 100%, 91%, 정확도 95%의 결과를 확인했다. 특히 이중에서 9개의 단백질 바이오마커와 난소암과의 연관성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보고됐다고 베르티스는 설명했다. 베르티스는 현재 오브체크의 탐색임상을 진행중이다.

마지막으로 베르티스는 미량의 혈액으로 췌관 선암종(PDAC)을 조기진단하는 ‘판크체크’를 개발했다. PDAC은 췌장암에서 가장 흔한 형태이며 현재 PDAC에 대한 혈액 바이오마커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CA19-9이 유일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췌장암은 5년생존율이 12.6%에 불과한 치명적인 암종으로, 위 뒤쪽의 몸속 깊숙한 곳에 위치해 발견이 어려우면서 전이가 빠른 특징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45%가 암이 다른장기로 퍼진 상태에서 발견되며, 이럴 경우 생존율이 2.4%에 불과해 조기진단이 중요한 암종이다.

베르티스는 건강한사람(healthy control, HC)과 췌장암(PDAC) 환자 각각 40명으로부터 얻은 혈청을 이용해 프로테오믹스 분석을 수행하고 다양한 문헌조사와 실험을 거쳐 12개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선별했다. 이후 베르티스는 췌장암(PDAC) 환자 154명과 건강한사람(152명), 췌장 양성종양(pancreatic benign, 50명)으로부터 얻은 샘플을 이용해 판크체크의 효능을 예측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12개 단백질 바이오마커와 CA19-9를 함께 사용한 판크체크는 전체 병기(all stage)와 1~2기 췌장암(PDAC)에서 CA19-9만 사용한 경우 대비 더 높은 정확도(AUC)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PDAC 환자와 건강한사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판크체크의 정확도(AUC)는 전체 병기에서 92.4%로 CA19-9만 사용한 82.6%보다 높았다. 1~2기에 대해서 판크체크와 CA19-9의 정확도(AUC)는 각각 92%, 82.4%로 나타났다.

PDAC 환자와 건강한사람+췌장 양성종양을 가진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 판크체크의 정확도는 전체 병기에서 89.6%, CA19-9에서 81.8%로 확인됐다. 1~2기에 대해서는 판크체크의 정확도가 88.9%(vs 81.9%)로 더 높게 나타났다.

베르티스는 현재 판크체크의 탐색임상을 완료하고 해당 결과의 논문게재를 준비중이며, 판크체크의 허가를 위한 확증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판크체크 췌장암(PDAC) 진단 정확도 분석(베르티스)

▲판크체크 췌장암(PDAC) 진단 정확도 분석(베르티스)

질량분석 기반 팬오믹스(Pan-omics) 분석 서비스 ‘패스(PASS)’..“단백체 분석부터 신약 후보물질 발굴까지”

이외에도 베르티스는 PASS(Pan-omics Analysis Service & Solution)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PASS 서비스는 베르티스의 프로테오ID를 기반으로 단백질 분석부터 동반진단, 약물 타깃 발굴까지 전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프로테오ID는 단백질의 질량분석(mass spectrometer)을 통한 데이터 구축, 재현성 있는 데이터 확보, 차별화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베르티스는 전체 단백질에 대한 정성적, 정량적 분석을 위한 ‘INTEGRATED PROTEOMICS’, 타깃 단백질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제공하는 ‘TARGETED PROTEOMICS’, 단일 세포에서의 단백질을 정성적,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SINGLE CELL PROTEOMICS’, 지질에 대해 분석하는 ‘LIPIDOMICS’, 생물정보학 기반 단백체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제공하는 ‘BIOINFORMATICS’ 등 5가지로 구성된다.

INTEGRATED PROTEOMICS는 다양한 시료내 단백질체를 분석해 특정 질환 또는 조건과 관련된 단백질 정보를 제공한다. 바이오마커의 발굴, 신약 후보물질 발굴, PTM(post-translation modification) 분석과 엑소좀,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의 품질관리(QC)에 사용이 가능하다.

TARGETED PROTEOMICS는 100개 미만의 타깃 단백질을 한 샘플에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단백질의약품 품질관리, 시료내 단백질의 절대량 측정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SINGLE CELL PROTEOMICS는 분석 대상 세포가 하나뿐이거나 극미량만이 존재하는 경우 고감도 질량분석기를 사용해 단백질 동정, 정량 정보, 발현량 차이를 분석한다.

LIPIDOMICS는 4000여개의 다양한 화합물로 구성된 지질을 분석하는 서비스로 체내 다양한 조직과 세포내부에 존재하는 지질분석을 통해 다양한 대사질환 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베르티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에 따른 엑소좀 지질 조성의 프로파일링 분석이 가능한 것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BIOINFORMATICS는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진단과 치료방법을 찾거나 다양한 생명현상에 적용해 기전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베르티스는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엑소좀, TPD 등 신규 모달리티 약물을 개발하는 데 맞춤형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르티스는 지난 2022년 5월 PASS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2023년말까지 누적 38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59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