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한미약품, ‘주1회 글루카곤’ 2상 중간결과 “ESPE 발표”
입력 2024-12-09 11:22 수정 2024-12-09 11:22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이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로 주1회 투여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체(GCG analog) ‘에페거글루카곤(LAPSGlucagon analog, HM15136)’의 임상2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16일부터 18일(현지시간)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에 참가해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거글루카곤’의 연구 성과와 임상2상 중간 분석결과를 포스터 발표, e포스터 구두발표를 통해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저혈당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으로, 2만5000~5만명당 1명 꼴로 발병한다. 매년 미국과 유럽에서는 약 300명의 신규 환자들이 진단되고 있다.
현재까지 1개의 치료제만 시판허가돼 있으며, 치료반응이 특정 유전자형에 한정되고 다모증, 체액 저류, 심부전 등 부작용이 심하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자는 허가 이외의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부작용을 감수하고 췌장을 절제하는 수술에 의존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1회 투여제형 에페거글루카곤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개념입증(PoC) 데이터를 얻기 위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유효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글로벌 오픈라벨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ESPE에서 공개한 임상2상 중간분석 결과 데이터는, 코호트1에 참여한 6명의 환자에게 에페거글루카곤을 8주간 치료한 뒤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이다. 에페거글루카곤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활력 징후와 신체 검사, 안전성 실험실 검사, 심전도에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부작용이나 특별히 우려할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특히 전체 투여기간 동안 주당 저혈당(혈당<70mg/dL) 및 심각한 저혈당(혈당<54mg/dL)발생 횟수와 시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8주차 평균 반감기는 146시간으로 나타나면서 주 1회 투약 간격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한미약품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안토니아 다스타마니(Antonia Dastamani) 영국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병원(GOSH) 박사는 “현재까지 관찰된 에페거글루카곤의 안전성(safety) 및 유효성(efficacy) 프로파일은 아주 유망하다”며 “임상에 참여한 대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에페거글루카곤의 임상적 효과와 대상자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기대 효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 이사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큰 고통을 감안할 때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감으로 끝까지 매진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선천성 고인슐린증 국제재단(Congenital Hyperinsulinism International, CHI)’ 주최 심포지엄에 참가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해외 소아 환우와 보호자들을 직접 만나 고통을 공감하고 혁신적 치료제 개발에 대한 약속과 다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CHI는 2005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정기적 환우 가족모임을 열어 의사·연구자 및 제약업계 종사자 등 전문가들과 최신 치료법, 임상현황 등을 공유하고 관련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주로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발병하며, 심각하고 지속적인 저혈당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뇌 손상에까지 이를 수 있어, 이 병을 앓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다. 한미약품은 소아 환우와 가족들이 위로와 용기를 통해 완치 희망을 품도록 2020년부터 CHI 환우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